다른 항공사들과 힘을 합치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도 그간 대형 항공사(FSC)들이 주로 해오던 노선 연결 및 공동운항(코드셰어·두 항공사가 서로 상대 항공편의 좌석을 대신 판매하는 것) 등을 느슨한 형태로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진에어는 14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의 저비용 항공사 그룹 중 하나인 젯스타그룹과 인터라인 협정(Interline Agreement)을 맺었다”며 “올 3분기(7∼9월) 중 진에어 노선과 연결되는 젯스타그룹 소속 항공사의 국내외 연결 노선을 함께 위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에어는 이번 협정 체결로 젯스타그룹이 운영하는 총 150개 이상의 노선 중 원하는 노선을 진에어 노선과 연결 노선으로 조합해 항공권 또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거나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젯스타그룹에는 젯스타, 젯스타 아시아, 젯스타 저팬, 젯스타 퍼시픽이 속해 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12월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사와 인터라인 협정을 맺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중 처음으로 대형 항공사와 인터라인 협정을 맺은 것으로, 유나이티드항공의 표를 사는 승객은 유나이티드항공 노선과 연계된 제주항공 노선의 표를 함께 살 수 있다. 다만 현재 제주항공 항공권 판매처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의 항공권을 살 수는 없다.
이는 국내 항공사들끼리만 해오던 협력의 범위가 해외로 넓어진 동시에 형태도 진화한 것이다. 그간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사와 노선 연계는 없이 공동운항만 해오고 있었다. 한진그룹에 속한 대한항공과 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속한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일부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요일에 김포∼대만 쑹산 노선을 운행하는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이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하고 있다. 공동운항이 같은 노선의 다른 항공사 표를 함께 판매해 탑승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노선 연계는 일단 한 노선을 이용한 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앞으로도 다른 항공사들과의 협력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진에어 측은 “이번 인터라인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젯스타그룹과의 연계 노선을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다른 항공사와의 인터라인 협력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도 “해외 항공사와 노선 및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 우리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대형 항공사들의 서로 모여 협력하는 항공동맹(얼라이언스)식 경영이 저비용 항공사에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항공사의 노선과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도 서비스 제공의 범위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동맹에 속한 대형 항공사들은 자사의 노선과 연계된 다른 회원사의 항공권을 대신 판매하기도 하며, 마일리지와 라운지를 공유하기도 한다. 현재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에는 20개 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스타얼라이언스’에는 28개 회원사가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인터라인 협정 ::
특정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가 운항하는 구간을 자신의 운영 노선과 연계해 묶어 판매하는 제휴 형태다. A항공사가 자사 운영 노선의 도착지에서 경유나 환승을 통해 또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B항공사의 노선을 최초 예매 단계에서 한번에 묶어 판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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