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소셜커머스 업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5470억 원, 위메프는 1424억 원, 티켓몬스터는 1419억 원 등 수천억 원대의 영업 적자를 냈다. 세 회사의 손실액을 합하면 8313억 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모바일 포함)은 53조9340억 원으로 48조6350억 원인 대형마트의 실적을 처음 제쳤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가 늘어나자 유통업계는 소셜커머스의 판매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이마트는 올해 쿠팡과의 가격 전쟁을 선언하며 소셜커머스가 성장하는 토대가 됐던 기저귀, 분유 등을 최저가로 선보였고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11번가와 G마켓 등 오픈마켓도 소셜커머스의 직매입 판매 시스템에 뛰어들었다.
정작 소셜커머스 업계에는 적자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쿠팡은 지난해 6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유치했고 위메프도 작년 8월 넥슨의 지주사 엔엑스씨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티몬은 10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약 475억 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혔지만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이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온라인 채널밖에 없는 소셜커머스 업계가 마진을 줄이는 경영을 계속하다 보면, 여러 채널로 수익을 내는 다른 유통채널에 잡아먹히는 것은 뻔하다”고 했다. 이승신 건국대 교수(소비자정보학과) 역시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과한 경쟁을 멈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손실이 커도 투자자들은 매출 등을 보고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치킨게임 같지만 업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업 손실이 가장 큰 쿠팡 측은 “물류와 배송에 대한 투자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지만 예정된 적자”라며 “이커머스 기업 최초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는 점에서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또 “쿠팡의 부채비율은 152%로 현대자동차(147%), 롯데쇼핑(138%) 등과 비교해 아주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지속적인 투자를 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투자자들은 쿠팡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13일 선정·발표한 ‘글로벌 게임 체인저 30인’에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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