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이제는 경제다]
전체 고용 88% 차지하지만… 수출 비중은 19%에 그쳐
대기업 납품 끊기면 생존 위태… R&D분야 등 지원대책 시급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중소기업 ‘대성하이텍’ 임원들은 5일 미국 친환경발전시스템 전문 업체 ‘액세스에너지’가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함께 연단에 섰다. 액세스에너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선택한 첫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대성하이텍은 정밀기계 부품을 생산하며 일본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강소(强小)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71억 원. 매출의 약 80%는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최우각 대성하이텍 대표(61)가 1995년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주목한 덕분이다. 최 대표는 해외 기업에 일일이 편지를 보내고 전시회에 참석하며 고객사를 확보해 왔다.
경기 안양시에 있는 중소기업 RFHIC도 전체 매출(2015년 기준 497억 원)의 7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온다. RFHIC는 유무선 통신용 부품과 방송 장비용 부품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은 국내 공급사인 모 대기업의 매출 감소로 2014년(642억 원)보다 줄었지만 올해엔 매출이 90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수요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공장 이전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상당수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2015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의 99%,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한다. 하지만 수출은 ‘새 발의 피’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총수출 실적(2월 현재)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중견기업을 합쳐도 38.2%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달리 인력과 노하우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수출 활로를 뚫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 것을 우선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중소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데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술을 기반으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적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제도가 200∼300개에 이른다”며 “일반 중소기업을 조금씩 키우면서 겨우 먹고살 만큼 지원해 주는 방식은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앞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괜찮은 중소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해 주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협업해 연구개발(R&D)하는 ‘윈윈 모델’을 발굴하고 당장 투자 여력이 없어도 R&D에 적극적인 중소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스스로 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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