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시스코와 ‘커넥티드 카’ 협력…달리는 초고속 통신망 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17시 08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기업인 미국 시스코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로 추진 중인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한 1대1 협업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19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서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커넥티드 카 시대가 열려 ‘차와 차(V2V)’ 또는 ‘차와 인프라(V2I)’ 통신이 활발해지면 주고받는 데이터 양이 폭증한다. 현대차외 시스코가 협업해 추진하려는 ‘달리는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중요한 이유다. 자동차업계는 두 회사의 협력이 향후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기술 등까지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오전 정 부회장과 로빈스 CEO는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1시간 30분간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눈 뒤 두 사람은 국내의 한 스타트업에서 커넥티드 카 모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네트워크 및 정보기술(IT)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이 스타트업의 자세한 사항은 양사의 합의에 의해 공개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 카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의 품질, 안전,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빈스 CEO는 “이번 협업을 통한 기술적 혁신은 자동차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한 파괴적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현대차는 아우디, 혼다,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함께 구글이 주도하는 커넥티드카 개발 연합인 ‘열린자동차연합(OAA)’에 참여했다. 지난해 5월엔 세계 최초로 구글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안드로이드 오토’를 ‘쏘나타’에 적용해 미국에 선보였다.

이번에 더 나아가 초고속 통신망 구축을 위해 글로벌 대기업과 손을 잡은 것에 대해 현대차의 성장 방식이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동안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 구동계, 인포테인먼트 기술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내재화 방식을 고수했다.

매킨지에 따르면 커넥티드 카 관련 시장은 2030년 1조5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히자만 지난해 미국에서 지프 ‘체로키’와 GM 텔레매틱스 시스템 ‘온스타’가 해킹되는 등 보안 위협도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IT 업체와의 협업을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GM은 3월 자율주행기술 업체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했고, 도요타는 4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빅데이터 분석 회사를 설립했다. 포드는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피보탈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자동차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네크워크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등 소프트웨어, 레이더 라이다 센서 카메라 등 하드웨어까지 전방위적인 국내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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