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평균 연 10%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50만∼100만 원 단위의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매월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빌라 등 소규모 건축을 넘어 아파트 등 대형 프로젝트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19일 부동산 및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크라우드펀딩이 새로운 투자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기부·후원, 대출, 지분 투자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개인(crowd)에게서 자금을 모으는(funding) 투자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P2P대출) 금액은 2013년 36억4000만 원에서 2014년 57억8000만 원으로 58.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1∼6월)에만 52억6000만 원이었다. 2014년 말 기준 6개에 불과하던 업체도 현재 50여 개로 늘어났다.
부동산의 경우 개인 간 거래(P2P) 대출이 대부분이다. 건축주와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빌라 등 소규모 건축 사업의 경우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 없어 연 30∼40%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면 이자를 연 10%대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투자자도 50만∼100만 원 단위의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시중 금리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업계는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형태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소규모 공사가 1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 크라우드펀딩은 최근 빌라 등 소규모 건설 사업을 넘어 대형 프로젝트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P2P 업체 루프펀딩은 최근 아파트 3000여 채를 건설하는 대형 개발 사업의 브리지론 12억 원을 모금했다. 부동산 P2P 업체 펀딩플랫폼도 강원 원주시 행구동 아파트 건설을 위해 연 수익률 18%를 조건으로 40억 원가량을 모금할 예정이다. 모금이 완료되면 국내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단일 건으로는 가장 큰 규모가 된다.
유철종 펀딩플랫폼 대표는 “그동안 아파트 건설 자금의 경우 은행, 증권 등 기관투자가가 독식하고 있었지만 최근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 확산되면 시행사의 금리 부담이 낮아져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크라우드펀딩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대출자가 부도를 낼 경우 투자금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 P2P 업체를 사칭해 돈을 모으고 몇 차례 수익금을 돌려주다 달아나는 다단계 업체도 최근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바 있다. 국내에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은 아직 근거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대부분의 업체는 회사를 대부업으로 등록하거나 자회사로 대부 업체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세금도 이자소득세율(15.4%)이 아닌 비영업 대금 소득세율(27.5%)이 적용된다.
업계도 자체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담보로 잡은 해당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대환 대출, 매매, 임대, 경·공매 등 다각도의 투자금 보호 방안을 마련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딩플랫폼 관계자도 “투자금을 회사가 임의로 출금할 수 없도록 담당 변호사의 동의가 필요한 안심 계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