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람을 판단할 때 무의식적으로 선천적 재능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선호하는가, 아니면 어렵게 노력해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선호하는가? 관리자라면 스스로에게 던져 봐야 할 질문이다. 특히 고용이나 승진, 개발 기회 등을 결정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중요한 문제다.
영국 런던대 차이자중 교수는 어떤 성과가 대체로 선천적인 능력에 의해 이뤄졌을 때 노력만으로 이뤄진 성과에 비해 특별히 더 높이 평가받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련의 연구를 실시했다. 우선 차이 교수는 사람들에겐 특정한 음악가가 선천적인 재능이 있다고 믿으면 그 연주를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인식은 경영자들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사람들은 똑같은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선천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영자의 사업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는다는 게 연구 결과 밝혀졌다. 그에 따라 투자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선천적 능력자에게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런 경향은 이른바 경영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창업자들에게서 더 확연히 드러났다. 많은 사람이 사전 조사에서 “경영의 성공은 동기 부여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형 경영자보다 선천적 능력을 지닌 경영자를 선호하는 비중이 반수를 넘었다.
차이 교수의 연구는 우리가 선천적 재능이라는 렌즈를 통해 사람이나 성과를 평가할 때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편향을 깨닫는 건 중요하다. 다양한 환경을 놓고 실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더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직원은 ‘선천적 능력자’가 아니라 ‘후천적 노력자’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맬컴 글래드웰은 끊임없는 노력과 근면성은 타고난 재능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가 나의 재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사람들은 분명 나를 그렇게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미켈란젤로의 명언을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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