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일대에 난방을 공급하고 있는 집단에너지사업자 별내에너지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50억 원입니다. 2014년에도 25억 원의 적자를 냈죠. 이 회사는 지역난방용 열과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별내에너지처럼 열병합발전을 이용한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최근 실적은 저조합니다. 34개 집단에너지사업자 중 열병합발전소를 갖고 있는 회사는 28곳입니다. 이 중 16곳(57.1%)이 지난해 적자를 냈습니다.
이유는 한전이 시장가격(SMP)과 발전단가 중 낮은 가격에 전기를 사간다는 데 있습니다. 열병합발전소는 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발전단가가 석탄발전소보다 비쌉니다. 1kW(킬로와트)를 생산하는 데 석탄발전 원가는 40∼50원이지만 LNG발전 원가는 70원 안팎입니다. 최근 전력 수급 상황이 좋아지면서 SMP는 LNG발전 원가보다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것이죠. 특히 동절기에는 무조건 난방용 열을 공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발전소 가동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만약 사업자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사업성에 대한 평가가 바닥에 떨어진 만큼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인근 지역 난방공급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열병합발전소의 경우 전기만 생산하는 다른 발전소들, 특히 석탄발전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파리 협약’ 이후 국내 에너지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산업 중 하나가 발전입니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 열병합발전소가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하는 것을 가볍게 볼 수는 없는 배경입니다.
물론 한전이 전기 납품 가격을 정하는 기준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냥 미루기엔 국내 에너지 시장의 왜곡은 날로 심화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정책 담당부처와 전력당국이 머리를 맞대 혜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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