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불패… 분당-일산 지고 판교-위례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수도권 신도시 10년 집값 살펴보니

최근 10년간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로 경기도내 지역별로 집값이 부침을 겪으면서 대표적인 부촌이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에서 판교·위례·광교 등 2기 신도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새 집값 순위가 요동친 가운데 경기 과천시만 굳건히 1위를 지켰다.

26일 부동산114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도 26개 시군과 16개 1·2기 신도시의 3.3m²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22일 기준)를 비교한 결과 과천시가 2646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기 신도시인 판교(2323만 원), 위례(1906만 원), 광교(1742만 원)가 뒤를 이었다.

2005년 말과 비교하면 1기 신도시의 몰락이 두드러진다. 2005년 3.3m²당 1620만 원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집값이 비쌌던 분당은 현재 1555만 원으로 오히려 떨어지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평촌은 3.3m²당 매매가격이 1027만 원에서 1381만 원으로 크게 올랐지만 2기 신도시에 밀려 순위는 4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2005년 매매가격 5위였던 일산(940만 원)과 6위였던 용인시(924만 원)는 올해는 아예 10위 밖으로 사라졌다. 과거 ‘천당 아래 분당’ ‘버블세븐’ 등으로 불리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1기 신도시가 과거의 명성을 잃게 된 것은 주거 환경이 노후화되고 대체재인 2기 신도시가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1990년대 초부터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들이 노후화되면서 신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인근에 2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입주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며 “재건축 연한까지는 아직 남아있고, 리모델링 사업도 크게 진척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과천시는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1위를 유지했다. 2005년 2299만 원이었던 과천시는 22일 기준 2646만 원으로 15% 올랐다. 정부청사 이전으로 한때 집값이 하락했지만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시에서 1981∼84년 사이 입주한 아파트 1만3500여 채 가운데 11개 단지 9772채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과천 7-2단지 재건축)는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5층 9개동, 전용면적 59∼118m² 543채 규모로, 이 가운데 143채를 일반분양한다.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2700만∼28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과천주공1단지도 7월 말까지 이주를 마치고 이르면 12월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공2, 6, 7-1단지도 곧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일부 단지의 경우 3.3m²당 분양가가 3000만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개포동의 ‘쌍포’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시는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강남 접근성도 좋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라며 “그동안 재건축사업 추진이 더뎌 가격이 정체됐지만 최근 강남 개포지구 등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좋아 한동안 집값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과천#판교#위례#수도권#신도시#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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