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CF다. CF를 심플하게 만드는 것은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이런 이유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심플한 화면을 통해 메시지를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한국야쿠르트의 ‘더 건강한 유산균 편’은 그다지 성공한 CF라고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단순하다. 불행히도 결과도 단순하다. 단조롭기까지 하다. 구형의 탁상용 디지털 달력을 떠올리게 하는 숫자가 나온다. 내레이션이 진행이 되면서 빠르게 날짜가 바뀐다. 0부터 시작한 숫자는 20에서 멈춘다.
그 옆에는 야쿠르트 형상을 한 용기를 배치했다. 용기 안에서는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의 알갱이들이 올챙이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유산균이다. 유산균의 움직임은 점점 더 격렬해지고, 크기가 커진다. 결국 화면이 환해지면서 한 병의 야쿠르트가 등장한다.
내레이션의 내용은 이렇다.
수많은 유산균 중/좋은 유산균만 엄격히 골라/건강하게 키워내는 시간, 20일/더 건강한 유산균을 위해, 야쿠르트가 합니다. 맨 마지막 카피가 핵심이다. 그런데 문장이 이상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목적어가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야쿠르트가 무엇을 한다는 것인지가 명확히 나와 있지 않다.
그 전의 내레이션을 봐도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다. 내레이션만으로는 야쿠르트가 ‘20일’을 하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비문이다. 물론 조금 생각해 보면 야쿠르트가 ‘유산균을 20일 동안 건강하게 키우는 것’을 하겠다는 이야기임을 추측할 수 있다. 야쿠르트가 그저 20일 동안 손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적어도 이 CF가 효과적으로 이런 내용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고 볼 수는 없다. CF는 시청자에게 정보를 즉각적으로 전달하도록 해야지, 생각해서 깨닫게 하는 불편한 툴이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