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상, 해상을 이동하는 2차원적 수평 이동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하늘을 나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통해 이동과 운송의 영역이 3차원으로 획기적으로 넓어질 겁니다.”
일본 ‘드론의 1인자’로 불리는 노나미 겐조(野波健藏·사진) 지바대 교수는 최근 캠퍼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앞으로 드론이 세상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드론 특구 지정과 운영에 관여하고 있으며 컨소시엄을 만들어 직접 드론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노나미 교수는 “세계 드론 시장이 취미용에서 산업용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2년 안에 산업용 드론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의 드론 기술은 미국, 중국, 유럽 등 드론 선진국에 비해 6개월 정도 뒤져 있다는 게 노나미 교수의 분석이다. 일본은 축적된 제조업 기술을 활용해 산업용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나미 교수는 자율 비행, 모터 등 구동계, 배터리 등 드론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강조했다. 그는 “경찰, 군대 등에서 사용하는 드론이 모두 중국제라면 업데이트 서버를 통해 비행 정보가 중국에 모두 흘러나갈 수 있다”며 “이미 여러 곳에서 그런 얘기를 듣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도쿄(東京) 총리 관저 옥상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드론이 발견됐다. 일본 정부는 이후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등 드론 관련 각종 규제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노나미 교수는 “규제가 강화된 것이 산업용 드론 시장을 위해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누구나, 아무 때나 드론을 날리면 사고가 날 수 있어 일부 취미용 드론을 뺀 나머지 드론은 면허를 받고 등록한 후 날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나미 교수는 “10년이 지나면 새처럼 유연하게 날 수 있는 드론이 나오고 20년이 지나면 드론이 사람을 옮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드론 수준에 대해서는 “일본보다 3개월가량 뒤져 있다”며 “한국 역시 일본처럼 제조업이 강한 만큼 핵심 기술에 집중하면 드론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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