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라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과 그에 걸맞은 기능을 갖춰야 한다. 수입차도 ‘가격 대비 성능’의 시대랄까. 그런 시대 흐름에 가장 적합한 차가 나타났다. 바로 닛산의 중형 세단 ‘올 뉴 알티마’다.
이 차를 최근 강원 홍천군 일대에서 직접 타 봤다. 시승을 해 보니 쏘나타, K5, 말리부, SM6 등이 활약하며 격전지가 된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충분히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나온 ‘올 뉴 알티마’는 2012년부터 판매되고 있는 5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그럼에도 보통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 앞에나 붙는 ‘올 뉴’라는 수식어가 크게 어색하지 않다. 디자인이 완전 변경 수준으로 바뀌었기 때문. 전반적으로 그릴이 ‘V’자가 되면서 닛산의 기함급(플래그십) 세단인 ‘맥시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됐다.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볼륨감이 살아났고, 디자인 요소가 더 풍부해졌다. 옆모습도 기존 모델에 비해 곡선미가 추가되는 등 전체적으로 주행 성능이 강조된 모습이다.
내부 디자인은 크게 발전한 외부 디자인에 비해 살짝 아쉬운 수준이다. 뒷자리에 잠깐 앉아 보니 머리 위 공간이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잘생긴 겉모습이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암시하지만 본격적으로 달려 보니 이 차의 정체성은 조용하고 안정적인 패밀리 세단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의 부드러움과 핸들링은 아주 인상 깊었다. 핸들링의 경우 급커브에서도 엇나가는 일 없이 운전하는 의도를 충실히 따라와 주는 느낌을 받았다. 올 뉴 알티마에는 닛산 모델 최초로 언더스티어(운전자가 의도한 궤적보다 차가 덜 돌아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를 방지해 주는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이 적용됐는데 그 덕분인가 싶었다.
주행 성능 면에서는 스포츠모드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주행모드와 큰 차이는 없다. 무단변속기인 CVT를 써서 변속 충격이 없어야 맞지만, 운전이 너무 밋밋하다고 판단했는지 계단식 변속 패턴을 전자식으로 넣어 운전하는 재미를 준다. 2.5와 3.5 모델로 나뉘는데 시승한 모델은 ‘2.5 SL Tech’였다. 가격은 2990만(2.5 SL SMART)∼3880만 원(3.5 SL Tech)으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