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15억달러 규모 공사관련… “한국 외 다른 기업과 계약할 수도”
현대건설 23억달러 철도MOU 불발, “세부내용 이견… 조만간 재협의”
이란의 한 공기업이 한국의 컨소시엄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다른 이란 회사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산하 공기업인 CDTIC의 알리 누르자드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 시간) 이란 통신사 타스님뉴스에 “한국 컨소시엄과 맺은 MOU에 따르면 그들은 넉 달 안에 이 MOU가 실행될 수 있도록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이란 하탐안비아 건설과 계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행해야 할 의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친(親)정부 성향의 민간 통신사인 타스님뉴스는 하탐안비아 건설이 이란 체제 수호를 위해 창설된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 소유라고 설명했다.
도로도시개발부 차관보 출신인 누르자드 CEO가 언급한 사업은 수도 테헤란과 이란 북부 마잔다란 주를 연결하는 ‘테헤란∼쇼말 고속도로’(총연장 121km) 가운데 제3공구 사업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3일 총연장 47km인 제3공구 사업의 터널과 교량, 도로를 설계 및 시공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공사 금액은 15억 달러(약 1조7500억 원)에 달한다. 누르자드 CEO의 발언은 사업을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일 수 있지만 계약을 대체할 회사를 특정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달 초 이란 방문을 계기로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총 66건의 MOU를 체결하고 30개 프로젝트에서 371억 달러(약 43조 원) 규모의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현대로템과 이란에서 공동으로 추진했던 2건의 철도공사 수주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못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공사는 17억 달러(약 1조9720억 원) 규모의 차바하르∼자헤단 철도 공사와 6억 달러(약 6960억 원) 규모의 미아네∼타브리즈 철도 공사다. 이 두 사업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때 MOU를 맺는 사업으로 소개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인 이란교통인프라공사와 MOU를 체결하기 직전에 일부 세부 내용에 대한 이견이 생겨 대통령 순방 기간 내에 MOU를 맺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란 발주처가 공사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조만간 재협의를 거쳐 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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