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막차 탈까 해운업 구조조정 최대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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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제3 글로벌동맹’

‘제3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국적 해운사 중 한진해운만 포함되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THE 얼라이언스가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현대상선이 재무구조를 개선해 해운동맹에 다시 낄 수 있을지가 해운업 구조조정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현대상선이 한진해운보다 해운동맹 가입에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진해운이 속해 있던 CKYHE는 주요 회원사가 빠져나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었지만, 현대상선이 속한 G6는 세계 5위의 선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남아 동맹 재편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해운업계는 한진해운의 ‘영업력’과 ‘규모’를 더 중요하게 봤다. 한진해운이 CKYHE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영업력을 유지해 온 반면 규모가 작은 현대상선은 그러지 못했다. 그 결과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내리 영업손실을 봤고, 한진해운은 2014년과 지난해 소폭이나마 영업이익을 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저격용 총을 가진 스나이퍼인데 당장 총알(현금)이 없고,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으로) 총알은 있는데 권총만 가진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한진해운은 151척, 현대상선은 116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어 규모 면에서도 한진해운이 유리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3월 홍콩에서 열린 박스클럽(세계 컨테이너선사 최고경영자 모임)에 참석하는 등 해운동맹 결성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해왔다.

현대상선은 당장은 THE 얼라이언스에 들진 못했지만 “선사별 재무 상황 등에 따라 회원사 구성은 바뀔 수 있다”며 아직 해운동맹 구성이 끝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THE 얼라이언스는 내년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그 전에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정부의 반독점 관련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다. 현대상선이 속한 G6도 계약이 내년 3월까지여서 그때까지는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남아 있을 수 있다.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초 THE 얼라이언스에 편입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THE 얼라이언스가 각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9, 10월 전에 새 해운동맹에 편입되는 것은 전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가 13일 급히 일본 도쿄(東京)로 출국해 함께 G6에 속했던 일본 NYK를 접촉하고 해양수산부와 대책을 협의하는 등 이번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제외와 관계없이 기존에 진행하던 구조조정 방안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산은은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남아 있어 당분간 가입이 유보된 것일 뿐”이라며 현대상선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를 위해 다음 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이는 용선료 협상부터 사채권자와 채권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의 채무 재조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철중 기자
#현대상선#해운동맹#the얼라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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