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가 3D프린터로 물건 만들어 배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교통의 新미래 ‘모빌리티 혁명’]
美 UPS매장 61곳에 기기 설치… ‘제조-유통-물류’ 융합시대 준비

창업가 마이크 트로터 씨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UPS 매장에 비치된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이 개발한 안경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애틀랜타=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창업가 마이크 트로터 씨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UPS 매장에 비치된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자신이 개발한 안경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애틀랜타=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사는 창업가 마이크 트로터 씨(66)는 자신이 개발한 특수 안경 시제품 제작을 위해 택배회사 UPS의 매장을 자주 찾는다. 이곳에 시제품 제작이 가능한 3차원(3D) 프린터가 비치돼 있기 때문이다. 트로터 씨가 집에서 직접 디자인한 안경 도면을 UPS에 전달하면, UPS 직원이 이 도면을 3D 프린터용 도면으로 변환한 뒤 매장에서 제품을 ‘출력’해준다. 60∼70달러를 내면 2시간도 안 돼 주문한 안경 시제품이 만들어진다.

3월 말 애틀랜타의 UPS 매장에서 만난 그는 “이곳의 3D 프린터를 이용해 시제품 6개를 제작했다”며 “언젠가 완성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내 바이어나 고객에게 바로 배송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UPS는 현재 미국 내 매장 61곳에 3D 프린터를 설치했다. 앞으로 이런 매장을 1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택배회사 UPS가 3D 프린터를 매장에 비치한 이유는 미래의 물류업이 3D 프린팅 서비스처럼 제조 및 유통과 융합되는 ‘제품+서비스’ 혁신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UPS가 2014년 3D 프린팅 스타트업인 ‘클라우드DDM’에 투자한 것도 이 같은 차세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클라우드DDM은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3D 프린터 100대를 이용해 맞춤형 골프채 부품 등을 제작하고 있다. 제작된 제품은 UPS 배송시스템을 이용해 바로 고객에게 배달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배송 트럭에 3D 프린터를 설치해 물건 제작 후 바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피규어 등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온라인 3D 프린팅 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미국 페덱스도 3D 프린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앨런 앰링 UPS 글로벌로지스틱스 및 마케팅 부사장은 “기존 물류 능력에 제조 기술을 접목하면 더 빨리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온 디맨드(On-demand)’ 서비스에 적합해 주문형 소량 생산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도 잘 맞는다.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 가능한 제품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비싸 3D 프린터가 제조와 물류를 완벽하게 대체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기술이 발전하면 제품이 디지털로 교환, 배송되는 ‘배송시간 제로’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주애진 기자 jaj@donga.com
#3d프린터#택배#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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