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후진국’ 한국]공공데이터 선진국 가보니
영국 여행정보 벤처기업 ‘RSH’, 철도청 공공데이터 바탕 창업 성공
전 세계적으로 공공데이터의 활용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는 영국과 미국이다. 2013년부터 매년 월드와이드웹(www) 재단이 국가별로 발표해 온 ‘오픈데이터 현황 보고서’에서 영국과 미국은 각각 1, 2위를 고수해 왔다.
공공데이터 선진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데이터의 즉각적 활용 가능성’이다. 공개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데이터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월드와이드웹 창시자로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 리는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5개의 별점으로 측정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단순히 볼 수 있고 인쇄할 수 있는 ‘PDF’ 파일 형식은 별 한 개, 데이터 수정·가공은 물론이고 다른 데이터로의 연결도 제공하는 ‘LOD’ 파일 형식은 별 다섯 개에 해당한다. 영국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공개할 때 이 중 최소 별 3개 수준을 만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미국 또한 2013년 정부에서 만들어 내는 모든 데이터를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민간에 개방하도록 의무화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실제 활용성을 고려한 것이다. 2014년에도 정부가 나서 ‘빅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고, 관련된 법령을 제정 및 개정했다.
공개된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민간의 창업도 활발하다. 2010년 직원 10명의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영국 내 인기 여행정보 사이트로 성장한 ‘레드 스포티드 행키(RSH)’가 대표적인 사례다. RSH는 여행 시간에 비교적 제약을 받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가 티켓을 찾아준다. 영국 철도청이 철도 운행 및 티켓 관련 공공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개방하고 있었기에 이 같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해외 정부의 공공데이터 협업 사례 중에는 초반부터 벤처기업 등과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데이터를 공개한 경우가 많았다”며 “여러 해외 사례를 조사해 한국이 받아들일 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