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선주 ‘인하 수용’으로 가닥… 당국-채권단, 30일 협상 내용 발표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도 고비
한진해운 선박, 남아공서 억류 풀려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여부가 이번 주에 결정된다.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더라도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에 실패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만큼 현대상선으로서는 이번 주가 고비의 연속이다.
29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은 사채권자 집회 시작날인 31일을 앞두고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협상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영국 선주 ‘조디악’이 용선료 인하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성공 가능성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디악은 그리스 ‘다나오스’(15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척의 배를 현대상선에 빌려준 곳으로 그동안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초 용선료 인하 목표치인 28%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협상단은 인하 폭이 20%대가 되도록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31일 사채권자 회의를 앞두고 30일 용선료 협상 진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조디악과 최종 합의를 하면 나머지 선주들과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채권단 안팎의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면 협상 이후 정체 상태였던 협상 분위기가 최근 진전을 보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선주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해 최종 협상 타결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협상 결과의 최종 수용 여부는 채권단에서 결정한다.
3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 용선료 협상을 이뤄내야 회사채 투자자들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내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사채권자들에게 협상 진척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게 현대상선 측의 계획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용선료 연체 문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억류됐던 벌크선 ‘파라딥호’가 운항을 재개했다고 29일 밝혔다. 선주와의 합의를 통해 일단 운항을 재개하고 지불 유예된 용선료 문제는 추가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미납 용선료는 200만 달러(약 23억6000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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