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현대자동차가 선보일 고성능차 브랜드 ‘N’은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지난달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N의 콘셉트카인 ‘RM15’를 직접 타며 N의 개발 과정을 체험해 봤다.
RM은 레이싱 미드십(Racing Midship·미드십은 엔진이 운전석과 뒤쪽 차축 사이에 있는 형태)의 약자. N이 첫 번째로 내놓을 C세그먼트(아반떼급) 해치백 차량을 만들기 위해 연구·시험용으로 만든 차다. 2014년에 처음 RM14가 나온 뒤로 매년 업데이트 되고 있다. RM15는 현재 부산모터쇼에서 전시 중인 RM시리즈의 최신판인 RM16의 직전 버전이다. 차체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RM14보다 무게가 190kg 정도 가벼워 경쾌한 움직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은 남양연구소 연구원이 맡고 기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차체는 일반적인 해치백 차량보다 훨씬 낮은 느낌. 내부는 주행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만 남겨둔 상태여서 조금은 휑해서 잘 달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속주행로에 들어서 연구원이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가속도 때문에 온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후로는 속도에 눌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였다. 시속 210km로 고속주행로의 경사면을 달릴 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
RM15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세타 2.0 GDI 터보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9kg·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4.7초. 일반적인 차가 주행할 때 분당 엔진 회전 수(RPM)보다 훨씬 높은 5000∼6000RPM을 왔다 갔다 했다. 코너를 시속 90km 정도로 돌 때는 차가 튕겨나가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다. 드래프트하듯 뒷바퀴가 살짝 미끄러지는 듯하다가도 곧바로 다시 자세를 잡고 주행을 이어갔다.
경주를 하듯 차를 모는데도 다른 고성능 브랜드 차에 비해 엔진소리는 크지 않았다. 주행시험장을 몇 바퀴 돌았을 뿐인데 벌써 속이 메슥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차를 천천히 몰고 연구소 시험동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구소 사람들도 신기한 차를 보는 듯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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