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의 ‘대한민국 에어컨 대전’을 알리는 새로운 CF. 방송인 이휘재와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쌍둥이를 모델로 기용했다.
첫 장면은 식탁이다. 아빠(이휘재)와 쌍둥이가 큼직한 대접을 하나씩 앞에 놓고 음식을 먹고 있다. 대접에는 뭔가 뜨거운 국물이 담겨 있는 모양이다. 아빠가 두 손으로 대접을 들어 마시고는 “어∼ 시원하다”하고 감탄한다.
하지만 국물을 마신 아이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앗! 뜨거워”하고 만다.
두 번째 장면은 목욕탕. 아빠와 아이들이 탕에 몸을 담그고 있다. 아이들의 머리에는 파란 머리띠가 졸라매어져 있다. 귀여움을 강조한 포인트. 아빠가 눈을 감고는 “어우∼ 시원해!”한다. 쌍둥이 둘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마주본다. 그리고는 “앗! 뜨거워!”하고 소리를 지른다.
화면 가득 얼굴이 클로즈업 된 이휘재가 빙긋 웃는 얼굴로 “그럼 이번엔?”이라 말한다. 아빠와 아이들이 밝은 얼굴을 한다. 그리고 비로소 “아∼ 시원하다!”하며 만족해한다.
두 아이를 양팔에 나누어 안은 아빠의 모습이 비추어지고, 그 옆으로 수십 대의 에어컨이 등장한다. 내레이터의 목소리가 들린다.
“롯데하이마트, 대한민국 에어컨 대전”.
이휘재가 “쌍둥이네 여름준비 끝! 하이마트!”를 외치며 아이들과 신나게 장난을 치는 장면을 끝으로 광고가 마무리 된다.
방송으로 인기를 얻은 쌍둥이의 귀여움을 내세운 광고이다.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만의 시원함을 아이디어로 잡았다. 이른바 ‘뜨거움 속의 시원함’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느낌이다.
이 광고의 성공여부는 이 미묘한 느낌을 어떻게 에어컨의 시원함으로 연결시키느냐에 있다. 그 와중에 아이들의 귀여움, 발랄함을 잘 녹여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딱히 성공적인 CF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멋진 아이디어인 ‘뜨거움 속의 시원함’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 보다는 “이게 싫으면 저거”하고 대안을 내민 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빠가 가진 느낌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려는 고민이 빠져 있다. 단 한 컷이라도 이런 장면이, 적어도 아빠가 고민을 하다가 “아하!”하는 장면이라도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이 CF로만 보면 아빠는 밥이 싫다는 아이들에게 “내 그럴 줄 알았다”하며 피자를 내어주는 수준 이상을 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뜨거움 속의 시원함’이라는 멋진 소재를 녹이기에 벅찬 광고라는 생각이다. 맛을 보다가 만 음식 같은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