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고용 쇼크’로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이상 급락했고, 코스피는 단숨에 2,010선까지 뛰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9원 급락(원화가치는 상승)한 1162.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160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5월 12일(1162.6원) 이후 약 한 달여 만이다. 이날 하락 폭은 2011년 9월 27일(―22.7원) 이후 4년 8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79포인트(1.30%) 오른 2,011.6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한 달여 만에 2,010선을 회복한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1.405%)를 비롯해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미국이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는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인 3만8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14, 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옐런 의장은 6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의 한 강연에서 5월 고용지표에 대해 “한 가지 지표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도 “실망스럽다”,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점진적인 금리 인상은 적절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인상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연설에서 “수개월 내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언 강도가 상당히 약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6월은 물론이고 7월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어려울 수 있으며, 9월에나 연준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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