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마카오의 복합 쇼핑몰인 ‘스튜디오 시티 쇼핑몰’의 대관람차에 올라타자 발아래로 마카오 시내가 한눈에 펼쳐졌다. ‘골든 릴(Golden Reel)’이라는 이름의 이 대관람차는 쇼핑몰의 호텔 타워 중간인 130m 높이에 만들어져 있었다. 관람차 안에 있던 7세 남자아이와 가족들, 함께 탄 연인들은 아찔한 풍경에 놀라면서도 연신 장난을 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마치 놀이동산 같은 쇼핑몰의 모습이었다. 요즘 국내외 유통업이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쇼핑몰의 현장이었다. ○ “이제는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쇼핑”
스튜디오 시티 쇼핑몰은 미국에 기반을 둔 터브먼사(社)가 지난해 10월 문을 연 복합 쇼핑몰이다. 터브먼사는 65년 동안 미국과 아시아에 22개의 쇼핑몰을 개발·운영해 왔다.
이 쇼핑몰은 미 할리우드 영화사와 손잡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DC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인 배트맨의 4차원(4D) 체험시설인 ‘배트맨 다크 플라이트’도 있다. 워너브러더스와 연계해 3716m² 규모의 ‘워너브로스 펀 존’도 마련했다. 시뮬레이션 게임과 카레이싱, 클라이밍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페기 셴 스튜디오 시티 매니저는 “예전에는 마카오에서 카지노가 주요 수입원이었다면 이제는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쇼핑’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볼거리도 가득했다. 베벌리힐스, 타임스스퀘어, 뉴욕스트리트, 할리우드 등으로 이름 붙인 쇼핑몰 내부에는 홀로그램 존이 있어 춤을 추는 여성의 영상이 생생하게 보였다. 쇼핑몰이 아니라 미국의 유명 관광지에 온 느낌이었다.
지난달 17일 홍콩에서 만난 터브먼 아시아의 르네 트랑블레 사장은 “단순히 쇼핑뿐만 아니라 먹는 것과 레저, 엔터테인먼트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쇼핑몰은 백화점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소비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가 매우 중요하다”며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은 무엇보다 재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9월 개장 앞둔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는 이런 터브먼사와 손을 잡고 복합 쇼핑몰에 승부수를 던졌다. 9월 경기 하남시에 들어서는 ‘스타필드 하남’이다. “향후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는 평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철학을 담는 곳이다.
스타필드 하남에는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해외 유명 브랜드와 쇼핑몰 외에도 다양한 체험 시설이 들어선다. 슬라이드 시설을 갖춘 실내수영장,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을 할 수 있는 사계절용 온천수 풀, 최고급 스파 시설 등이 문을 열 예정이다. 실내에서 미니축구와 농구, 스크린야구, 가상 승마를 할 수 있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마련돼 어린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신세계는 9월에 개장하는 스타필드 하남 외에도 경기 고양 삼송, 안성, 대전, 인천 청라 등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개발할 계획이다. 2017년에는 고양 삼송에, 2018년에는 안성 지역에 복합쇼핑몰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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