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한국말을 이해하고 여기에 맞는 답을 내놓는 ‘인공지능(AI) 홈 비서’를 이르면 하반기(7∼12월)부터 국내 가정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오토는 KT의 AI 기반 홈 개인비서로 현재 테스트 중이고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스피커 형태의 음성인식 로봇인 AI 홈 비서는 집 안의 전자제품을 제어하고, 개인 스케줄을 관리해 주기도 하며, 날씨·영화 정보 등 실생활에 필요한 궁금증을 찾아서 답을 해준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서는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대형 유통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AI 홈 비서 기기를 내놓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집 안 가전제어에서 더 나아가 생필품 주문, 택시 호출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AI 홈 비서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바야흐로 AI 홈 비서 시대가 막을 올린 셈이다.
○ 국내 이통사, 가전사 등과 AI 홈 비서 선봬
“채널A 켜줄래?”
LG유플러스가 2월 선보인 ‘IoT허브’를 거실에 설치한 김모 씨(43)가 이렇게 얘기하자 TV에 해당 채널이 켜졌다. 취침을 앞두고 “불 꺼”라고 하자 침실등이 꺼졌다. 음성을 알아듣고 전자기기 15종을 제어할 수 있는 AI 홈 비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이 시스템은 3000개의 저장된 언어를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을 뿐 다양한 질의에 곧장 응답을 할 정도로 지능화돼 있지는 않다. LG전자 등과 함께 AI 홈 비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음성제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한층 ‘똑똑한’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6’에서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재롱을 부리는 듯한 모습의 소형 로봇 앞에 개발자들이 모여들어 붐볐다. 주인공은 얼굴 모양의 디스플레이 액정화면에 음성을 알아듣는 스피커가 딸린 오토였다. KT가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오토는 음성으로 간단한 질문을 하면 위키피디아에서 정보를 찾아 답해준다. 이미지를 캡처하거나 화상통화 기능도 제공하며, 목소리를 듣고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독자적으로 한국말을 알아듣는 AI 홈 비서 기기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AI 홈 비서 기능의 근간이 되는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기술을 2011년부터 개발해오고 있다.
유회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세대에게 음성은 정보탐색의 편의를 더 높여줄 수 있는 유인이 된다”며 “국내 이통사, 가전사들이 이 같은 흐름을 인지하고 AI 홈 비서 기기 개발에 발 빠르게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생필품 주문·택시 호출 등으로 생태계 확장
글로벌에서는 아마존이 2014년 11월 일찌감치 홈 비서 기기 ‘에코’를 선보이며 가장 발 빠르게 시장을 개척했다. 아마존은 가정 내 가전을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자 주문, 우버 호출 등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에코는 현재 300만 대 이상 팔렸다. 구글은 에코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구글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며 애플은 애플TV에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탑재한 뒤 이를 기반으로 가정 내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한국도 해외에서처럼 AI 홈 비서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려면 가전제어 같은 단순한 서비스 외에도 홈쇼핑 업체 등과 연계해 물건을 주문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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