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돌발악재?…이동통신 업계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8일 17시 05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해 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동통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8일 임명된 현대원 신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반대 의견을 표시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 신임 수석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자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콘텐츠 산업포럼 의장 등으로 활동한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다. 지난해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돼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선 “이번 M&A는 통신가입자를 늘리는 수단일 뿐이다. 방송통신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할 황소개구리 탄생에 비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인수합병 승인을 안 해 줄 것이다. 만약 합병 승인을 해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KT 사외이사로서 당연히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학자였던 때와 달리 미래수석은 방송통신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인 만큼 이전 주장을 되풀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CJ헬로비전의 100억 원대 탈세와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한 것도 돌발 변수로 등장했다. 경찰청은 8일 “CJ헬로비전이 물품이나 용역 거래가 있는 것처럼 가장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매출액 부풀리기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T LG유플러스 등 M&A 반대 진영에서는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CJ헬로비전이 미래부 제출 인허가 서류상의 회계 수치가 허위 조작된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은 M&A 계약을 취소 또는 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지난해 M&A 협상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 정황과 이에 대한 내부 조치가 있었다는 설명을 CJ로부터 들었다”며 “내부 조치가 있었던 만큼 M&A에 미치는 중대한 하자는 아닌 것으로 이해했으며, 그런 상황을 감안해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건은 정부 인허가의 첫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과정 중에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찰청의 CJ헬로비전 조사는 시장 경쟁 상황 등 공정위가 검토하는 대상과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 이후에 이어질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 미래부의 최종 허가 등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곽도영 now@donga.com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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