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40만 원을 받으면서 약국을 전전해야 했어요. 그렇게 6개월을 꼬박 일한 뒤에야 정규직으로 뽑힐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는데 엘리트들이 엄청나게 지원했죠.”
1998년 대졸 인턴사원으로 JW그룹에서 일하기 시작한 권재현 헬스케어유통팀장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1998년은 JW그룹이 1966년 이후 신입사원을 뽑지 않은 유일한 해다.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중단하자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인턴사원 모집을 독려했다. 50명의 인턴을 모집한다는 JW그룹의 공고를 보고 7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해를 제외하고 매년 평균 두 번의 공채를 진행한 JW그룹이 이달 16일까지 100기 공채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 1년에 두 번씩 50년간 공채
국내 기업 중 공채사원 모집 횟수가 100회를 넘긴 곳은 종근당 동아제약에 이어 JW그룹이 세 번째다. 종근당은 현재 막내 사원이 116기, 동아제약은 108기다. 제약업체들의 공채횟수가 많은 것은 우선 역사가 길기 때문이다. JW그룹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로 출발했다.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제약업계의 문화도 공채 횟수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 연구, 생산, 영업 등을 기반으로 한 제약업계는 직원들의 로열티를 중시해 과거부터 신입사원을 주로 채용해왔다. JW그룹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공채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JW그룹에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가장 오래 재직 중인 사람은 박구서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1978년 24기로 입사해 38년째 일하고 있다.
○ 신문 채용공고에서 인터넷으로
공채 역사가 오래된 만큼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도 많이 변했다. 1970년대에는 주로 신문에 채용공고를 냈다. JW그룹이 1970년 8월 15일 동아일보 등 2개 일간지에 영업부 사원를 뽑는다는 공고를 내자 450명이 응시해 평균 30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학벌이나 성적보다 기본 인성 파악에 중점을 두기 위해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를 필수 서류로 제출받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5∼10분의 면접보다 생활기록부에 적힌 생활 과정이나 태도에 관한 자료가 인성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채에는 사전 과제가 신설됐다. 영업 부문 지원자 중 희망자는 JW그룹이 만드는 리바로브이, 크린조, 화콜 등 의약품과 의료기기 중 두 가지를 택해 고객에게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합격의 특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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