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벤처기업 카카오가 이르면 9월부터 대기업에서 제외된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들도 대기업에서 제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 방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정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현행 5조 원에서 10조원으로 일괄 상향키로 했다. 자산 규모 1위인 삼성(348조 원)과 65위인 카카오(5조1000억 원)는 자산규모가 무려 70배가량 격차가 있는데도 똑같은 규제를 받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기업은 공공기관운영법, 지방공기업법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기업은 기본적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가 없고, 공시의무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지켜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개선방안에 따르면 올해 4월 지정된 대기업집단 65개 중 자산규모 10조 원 미만인 25개 민간기업과 12개 공기업이 시행령이 개정되는 즉시 대기업 지정에서 제외된다. 65개 대기업집단이 절반 이하인 28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공정위는 13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9월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원용하는 중소기업기본법 등 38개 타법령의 적용기준도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으로 바뀐다. 다만 경제력집중 억제 시책 중 사후규제에 해당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공시의무는 법률 개정을 통해 현행 5조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공정위는 국민경제 규모의 변화, 지정집단 자산총액 변화 등을 고려해 3년마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의 타당성을 재검토한다. 경제여건이 달라졌음에도 대기업 기준변경의 명시적 근거 규정이 없어 정치적 고려 없이는 바꿀 수 없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공정위는 2008년 4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올렸지만 이후 8년이 넘도록 기준을 바꾸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