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주 2시간만 회사서 근무하는 ‘파격 재택근무제’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9일 15시 35분


일본 최대의 자동차제조회사 도요타가 8월부터 일주일에 단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파격적인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인사 회계 영업 부문의 사무직이나 개발 등을 담당하는 기술직 사원 약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제도를 시행한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이는 도요타 본사 직원 7만2000명(3월말 현재)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입사 5년 이상이 돼야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고, 공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기능직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택근무 대상으로 선발된 직원들은 일주일에 하루, 2시간만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그밖의 시간은 집이나 외부에서 일하면 된다. 사무직의 경우 집에서 하루 종일 PC로 일하고 영업 담당자 등 외근직은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 귀가 후 이메일로 업무 현황을 보고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회의가 있거나 회사가 필요로 할 때에는 출근해야 한다.

도요타는 이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대상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측은 새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해 “일하는 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남성의 육아 및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부모의 간병으로 인한 이직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밖에서 일하는 사원이 많아지면서 우려되는 정보 유출 위험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외부서버로 관리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데이터 저장이 되지 않는 PC를 보급해 단말기에 데이터를 남기지 않게 함으로써 분실 시에도 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도요타 측은 제도가 궤도에 오르면 상시 수백 명 규모의 사원이 새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도의 확산 상태를 봐가면서 시스템 등 세세한 부분의 개혁을 진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육아 중인 사원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일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단계적으로 재택근무제도를 확충해왔다.

도요타는 또 2014년 현재 100명인 여성관리직을 2020년까지 300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회사 밖에서 일하는 것을 인정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조사기업 전체에서 점하는 비율은 2000년말 현재 2%였으나 2014년말에는 11.5%가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만 5000명이나 되는 사원을 대상으로 근무 대부분을 자택에서 하도록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다른 기업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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