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기업 중 세 번째로 용광로 제철소를 갖게 됐다. 창립 후 62년간 꿈꿔온 ‘숙원 사업’이다.
동국제강은 10일(현지 시간)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 주 뻬셍 산업단지에 있는 CSP 제철소에서 연간 300만t급 용광로 화입(火入)식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화입식은 쇳물 원료인 철광석과 코크스가 들어있는 고로 하단부에 처음으로 불씨를 넣는 것으로 제철소 가동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다.
CSP는 동국제강과 포스코, 브라질 국영기업 발레(Vale)사가 합작해 만든 주식회사다. 동국제강이 기획자와 후판용 철강 반제품(슬래브) 구매자로 참여했다. 발레는 철광석 원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는 역할로 합작했다. 지분 비율은 동국제강 30%, 포스코 20%, 발레 50%다.
CSP 제철소가 가동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애초 지난해 12월 화입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현지 인프라 공사가 지연되면서 가동 시기가 늦춰졌다. 지난해 5월 장세주 회장이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프로젝트가 추진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인천과 포항에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공장을 갖고 있지만 현대식 대형 용광로를 처음부터 투자해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화입식에서 장세욱 부회장은 “고로 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이 실현됐다”며 “CSP를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동국제강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2014년 6월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고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체질 개선을 인정받은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후판 사업 부문에서 확실히 턴어라운드 했다”며 “고급강용 소재를 원가 수준에서 조달한다는 장점을 활용해 후판 사업 부문에서 1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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