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자마진 사상 최저치… 하반기 이자이익 1000억 넘게 줄듯
조선-해운업 본격 구조조정… 대손충당금 확충도 큰 부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시중은행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면 대손충당금까지 추가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5%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2년 2.10%였던 NIM은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1.58%까지 하락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지속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올 하반기에만 1000억 원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올해 3분기(7∼9월) 862억 원, 4분기(10∼12월) 527억 원 등 모두 1389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해운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확보도 은행들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50조 원이 넘는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들어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 등급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낮췄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200억 원 정도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은행 여신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뉜다. 정상에서 요주의로 여신 등급이 떨어지면 대출금 대비 최저 충당금 적립 비율은 0.85%에서 7%로 상승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NIM이 하락을 멈추고 정체되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였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NIM이 또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도 확대되면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던 기업들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