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최우선” 창사후 최대 정기보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3일 03시 00분


SK이노베이션 울산 油化단지 가보니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SK 울산CLX 내 제3 정유공장(No.3 CDU)의 보수를 앞두고 작업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SK 울산CLX 내 제3 정유공장(No.3 CDU)의 보수를 앞두고 작업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안전모를 착용한 직원들이 보수 작업에 한창이었다. 부품 사이를 잇는 용접 불꽃과 튜브 속 찌꺼기를 제거하는 물줄기가 햇빛에 반사돼 무지개가 나타났다. 빛바랜 배관들 사이에 새 배관들이 자리 잡는 사이 원유 정제 부산물을 태워 365일 꺼지지 않는 불꽃을 내뿜던 ‘플레어타워’는 가동을 멈췄다. 유난히 화창했던 10일 SK이노베이션은 울산 남구 SK 울산콤플렉스(CLX)에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정기보수를 하고 있었다.

SK 울산CLX는 울산 남구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830만 m²(약 251만 평)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세 배다. 100여 개 첨단 자동화공정 설비와 8개 자체 부두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석유 및 석유화학 단지다. 단일 공장 시설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까지 울산CLX 전체 21개 공정 중 13개 공정의 가동률을 낮추고 안정성과 성능을 점검한다. 10개월간 150여 개 협력업체, 연간 27만 명의 용접·전기·배관 기술자 및 근로자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일반적으로 매년 8, 9개 공정의 정기보수를 하지만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개다. 최근 1, 2년 새 울산아로마틱스, 넥슬렌 등 신규 공장이 들어선 데다 각 공정의 보수 주기가 공교롭게 겹친 탓이다. 이미 제2 정유공장(No.2 CDU), 중질유분해공장(HOU)에 대한 정기보수는 마쳤다. 현재 제3 정유공장(No.3 CDU), 제1 고도화 시설(No.1 FCC), 제2 방향족 제조시설(NRC), 제2 파라자일렌 공장(No.2 PX) 등 4개 공정의 정기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7∼12월)에는 7개 공정의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정기보수는 기업으로서는 부담이다. 정기보수 기간에 공장 가동이 전면 또는 부분 중단되는 만큼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발생하는 일시적 생산량 감소는 안정적 설비 구동을 위한 일종의 기회비용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운영(Optimization)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정기보수 1년 전부터 생산관리 및 생산, 최적운영 부서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간 수급계획을 정밀하게 예측해 작업 일정을 정했다. 국제유가, 제품가격 등 시황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석유화학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제품별 시황 전망을 보수 계획 수립에 반영했다. 이양수 울산CLX 총괄(부사장)은 “정기보수 기간에는 공정이 부분 중단되기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지만 최적의 운영 기술을 활용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사전에 보수작업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공정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교육을 마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베트남 최대 정유·화학회사인 BSR의 첫 정기보수 때 운영 및 관리 서비스를 맡았다. 최근에는 SK종합화학이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중국 우한 시에 설립한 석유화학 생산법인 중한석화의 정기보수에도 참여했다. 최적운영 시나리오를 통한 정기보수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김운학 울산CLX 설비본부장은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안전을 제1 기준으로 삼아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sk이노베이션#울산#유화단지#울산cl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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