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상황판단’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로봇 ‘브이요(Vyo·사진)’를 내놨다.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현미경 모양으로 생긴 브이요는 내장 렌즈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의 다양한 기기를 통합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형상화한 조형물 ‘파이콘(Phicon)’을 렌즈 앞에 놔야만 적절한 통제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불 모양의 빨간색 파이콘을 렌즈 앞에 놓으면 보일러가 가동되고, 치우면 보일러가 꺼진다. 또 불 파이콘을 오른쪽으로 밀면 희망온도가 올라가고, 왼쪽으로 밀면 희망온도가 내려간다. 눈꽃처럼 생긴 파란 파이콘은 에어컨, 열쇠 모양의 검은 파이콘은 도어록 등 보안기기, 유리잔처럼 생긴 녹색 파이콘은 식기세척기를 대신한다.
브이요는 위급 또는 평시 상황에 따라 알람 방식을 달리하는 기능도 있다. 다리미가 콘센트에 연결된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본체를 격렬하게 흔들며 경고하는 식이다. 하지만 집안 조명이 과도하게 켜져 있는 경우에는 본체를 부드럽게 흔들며 이용자에게 조명 끄기를 유도한다.
브이요 개발에 참여한 SK텔레콤 미래기술원 박성준 박사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이용자를 되레 번거롭게 할 수 있는데, 이런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로봇이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감성 로봇 개발자 가이 호프먼 코넬대 교수와 브이요 프로젝트를 진행해 1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양측은 8월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릴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학회에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브이요의 상용화 여부는 미정이다. SK텔레콤은 “브이요는 기술 연구 차원에서 개발됐다”며 “로봇 판매보다는 개발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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