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설립된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TV에 연결해 사용하는 콘솔용 게임 개발을 주력으로 해왔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를 맞아 성장의 한계를 경험했다. 이 때문에 2012년부터 가상현실(VR)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기어 VR를 출시하는 데 맞춰 ‘모탈블리츠 VR’라는 VR용 슈팅 아케이드 게임을 내놨다. 김성근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현재 80여 명인 VR 개발 인력을 앞으로 계속 충원할 계획”이라며 “VR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낮아진다면 VR 게임 시장은 급성장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콘솔이나 PC 기반의 게임을 제작하거나 배급했던 게임회사들이 최근 VR 게임 개발로 전향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에 빼앗겼던 주도권을 탈환해 오겠다는 의도다. 이들은 개발 인력의 상당 부분을 VR 게임에 투입하며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 VR 게임 개발에 ‘총력전’
스타크래프트는 한때 ‘국민 게임’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던 게임. 그런데 이 게임을 초창기 국내에 배급한 회사가 한빛소프트라는 것을 아는 게이머는 드물다. 이 회사는 스타크래프트 성공에 힘입어 2001년 당시 게임회사로서는 상당히 많은 827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PC게임 시대에는 승승장구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이렇다 할 작품을 개발하거나 배급하지 못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부터 전략을 바꿨다. VR 연구개발(R&D)을 시작한 것. 6월 현재 VR 게임 개발에 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2017년 하반기(7∼12월) 출시 예정인 ‘헬 게이트 VR’를 포함해 5종의 VR 게임을 개발 중이다.
2004년 PC용 온라인게임 ‘열혈강호’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엠게임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지난해 7월 VR팀을 꾸렸다. 현재 20명의 인력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우주탐험 VR’ 등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VR팀을 구축했으며, 연내 70∼80명 수준의 개발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하반기 ‘스페셜포스 VR’ 등 2종 이상의 VR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 VR 선점으로 재기 꿈꿔
이처럼 중소 게임회사들이 VR 시장에 앞다퉈 나서는 까닭은 아직은 ‘무주공산’인 VR 게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기반으로 콘솔·PC 시대에 얻었던 인기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회사들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거나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이유로 VR 게임 개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상태여서,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VR와 관련해 다양한 형태의 정부 과제가 등장한 점도 중소 게임회사들의 관심을 VR로 돌리게 만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VR 산업에 올해부터 3년간 1557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로 빠르게 돌아서 성공한 넷마블처럼 국내 중소 게임회사들이 VR 게임 시장 선점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개발하는 콘텐츠를 수용할 VR 장비 보급이 더딘 점은 이들의 행보가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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