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드사인 비자(VISA)가 올해 10월부터 해외 이용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국내 카드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는 최근 각 카드사에 해외 이용 수수료, 데이터 프로세싱 수수료 등 6개 항목의 수수료를 최대 2배까지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 중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비자가 적힌 국내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를 갖고 해외에 나가 결제했을 때 내야 하는 해외 이용 수수료다. 10월 15일부터 1%에서 10% 인상된 1.1%가 적용된다. 즉, 해외에서 1000달러를 결제하면 앞으로는 11달러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비자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서 전반적인 수수료 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중국과 일본은 빠지고 한국에서만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비자는 2009년에도 한국에 대해서만 해외 이용 수수료를 1%에서 1.2%로 인상하려고 하다가 국내 카드사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인상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등 8개 카드사는 이르면 이번 주에 비자에 공동 명의로 항의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한중일 중 한국만 수수료를 올리기로 한 것과 그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 등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반발에도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비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60%가 넘기 때문에 비자의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건 국내 카드사들”이라고 말했다.
2014년 비자를 포함한 마스터 아멕스 등 글로벌 카드사들이 가져간 총 수수료는 194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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