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8시 일본 아키타(秋田) 현 센보쿠(仙北) 시의 한 호텔에 한국 여행업계 임직원 240여 명이 모였다. 한국에서도 한꺼번에 모이기 어려운 규모의 여행사 관계자들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산간 호텔에 모인 것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요시다 아키코(吉田晶子) 이사는 “관광객이 줄어든 도호쿠 지방을 2년 연속 찾아준 한국 여행업계에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방문이 지역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12일 한국 여행사 임직원들이 일본 도호쿠 지방 각지를 방문해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400여 명을 파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관광객이 감소한 이 지역을 위해 한국인 맞춤 상품을 개발하는 ‘선발대’로 파견된 것이다.
도호쿠 지방은 아키타 현을 비롯해 미야기(宮城) 현, 야마가타(山形) 현, 이와테(巖手) 현, 아오모리(靑森) 현, 후쿠시마(福島) 현 등으로 구성된다. 도호쿠 지방은 2010년 한국인 관광객 12만5000명이 찾았지만 지난해에 그 수가 5만8000명으로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한국인 관광객 수는 이 기간 홍콩(―70%) 다음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번 방문단은 한국인이 찾을 만한 코스 개발에 목적을 두고 일본을 찾았다. 우선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현은 방문지에서 제외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와테 현의 ‘황금 사찰’인 주손지(中尊寺), 아키타 현의 옛 무사 마을인 가쿠노다테(角館) 등을 찾았다. 행사에 참여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도호쿠 지역에 직접 와보니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지역”이라며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행업계가 도호쿠 돕기에 나선 것은 양국 여행업계의 오랜 교류 역사 때문이다. 2014년 일본여행업협회(JATA)는 방한 일본인 수가 줄자 1013명의 방한단을 꾸려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2월에도 1400명에 이르는 일본 여행사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강원, 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여행상품 개발에 나섰다. 이번 한국 여행업계의 일본 방문은 이에 대한 답방(答訪)인 셈이다.
이번 행사를 이끈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도호쿠 지방이라면 위험하지 않은 곳도 모두 외면당하고 있다”며 “여행업계 차원에서 안전한 여행지를 다양하게 발굴해 양국 민간 협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