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오만에서 수백억 원대 수처리 필터를 수주하며 중동 수처리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LG화학은 13일 스페인 해수담수화 플랜트업체인 발로리사 아과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스페인-오만 합작법인 ‘소하르 SWRO’가 2017년까지 오만 소하르(Sohar) 지역에 건설하는 해수담수화 공장에 2만 개 이상의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를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하루에 담수 25만 t을 80여만 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총 수주금액은 초기 공급량 기준 100억 원, 교체 수요까지 포함하면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수주로 충북 청주공장 가동 8개월 만에 중동, 유럽, 북미 등 19개 국가에 수처리 RO 필터를 공급하며 글로벌 물 산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 세계에서 염분 농도가 가장 높고 수온도 높아 담수화하기가 까다롭다고 평가받던 페르시아(아라비아) 만 지역 소하르에 수처리 필터를 공급하면서 다시 한 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들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전 세계 수처리 RO 필터 시장은 지난해 1조5000억 원에서 2020년 2조2000억 원 규모로 연간 1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인구가 2030년까지 83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는 50%, 물은 40%, 식량은 35% 등 큰 폭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러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물과 에너지, 바이오 분야를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해왔다.
LG화학은 지난해 고분자 합성 기술과 나노복합물질 반응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역삼투압 성능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렸다. 또 업계 최고 수준의 염분 제거 성능(염분 제거율 99.85%)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산업용수용과 가정용 필터 제조 기술까지 자체 개발해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는 등 관련 분야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는 400여억 원을 투자해 증설을 추진 중인 청주공장 2호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생산 규모를 3배 이상으로 키울 예정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미래 인류의 핵심 자원인 물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물 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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