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국부(國富)가 1경2300조 원을 넘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7.9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시 및 혁신도시 개발 등에 힘입어 토지자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국부에서 일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순자산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국부를 나타내는 국민순자산은 1년 전보다 5.7% 늘어난 1경2359조5000억 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명목 GDP의 7.9배 수준으로, 2011∼2013년(7.7배)보다 배율이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2014년부터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해외에 투자하는 규모가 더 많은 ‘순국제투자국’으로 전환돼 이 비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건물 설비 토지 지하자원 같은 비(非)금융자산(실물자산)이 1경2126조5000억 원이었고,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233조 원이었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토지자산이 6574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9% 늘었다. 특히 비금융자산에서 토지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뛰었다. 이 비중은 2007년 이후 줄곧 하락하다가 혁신도시,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2014년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비금융자산 가운데 기업의 재고, 설비 같은 생산자산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0.1% 하락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 데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비금융법인(일반기업)의 자산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했다. 일반기업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중은 2013년 30.5%에서 2014년 30.3%, 2015년 30.0%로 2년 연속 줄었다.
가계의 가구당(2.55명 기준) 순자산은 지난해 3억6152만 원으로 1년 전보다 3067만 원 늘었다. 하지만 시장 환율로 환산하면 미국의 47%, 일본의 69% 수준에 그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