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막막할땐… 창조경제타운으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온라인 창업지원 플랫폼 확대 개편

유영배 YB소프트 대표(44)는 지난해 3월 TV 뉴스를 보다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노인들이 휠체어를 타다 낙상사고를 종종 당하지만 병원이 안전교육을 실시했다면 병원 책임은 없다는 뉴스였다. 한 대형병원 간호사인 아내는 “병원에서 실제로 낙상사고가 종종 일어난다”고 했다. 낙상 방지 휠체어를 개발하면 잘 팔리지 않을까.

하지만 유 대표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사업화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찾은 게 창조경제타운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온라인 창업지원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에 유 대표는 아이디어를 올린 뒤 은퇴한 제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전문가들로부터 유통, 세무회계 등에 관한 멘토링을 받았다.

유 대표는 지난해 9월과 10월 진행된 모의 크라우드펀딩대회에서 가장 많은 모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1위 사업자가 되기도 했다. 이후 과정은 순조로웠다. 정부로부터 7000만 원이 넘는 시제품 개발비와 함께 수백만 원대인 각종 박람회 참가비용도 지원받았다. 최근엔 한 헬스케어 기업이 제품을 3000여 개 선주문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그동안 정보기술(IT) 분야에서만 사업을 하다 제조업을 하려니 막막했다”며 “정부가 실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좋은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않고 사업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STI는 ‘제2의 YB소프트’를 키워내기 위해 창조경제타운(www.creativekorea.or.kr)을 확장 개편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 누구나 홈페이지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창조경제타운에 등록된 각계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멘토링을 해줘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키도록 돕던 창조경제타운의 기능을 이번에 오프라인까지 연계되도록 확장한 것이다.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에서 전국에서 18개로 운영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시설 예약이 가능해졌고, 오프라인 창업상담 예약도 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9월 문을 연 이후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지원받은 사업건수는 8860건이 넘는다. 이 중 실제 사업을 성공시킨 기업들의 총매출액이 216억 원이다. 민간투자유치 실적도 166억 원을 넘는다.

택시운전사였던 허남수 씨(59)도 창조경제타운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택시운전을 하다 보니 머리 받침대가 안 맞거나 운전석 머리 받침대가 시야를 가려서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허 씨는 체형에 맞춰 높이와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머리 받침대를 개발했다. 허 씨는 “개발 제품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좋았지만 막상 사업화를 하려니 막막했다”며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에 아이디어를 올리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로 연결이 됐고 수월하게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가 올라오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멘토단이 사업화 적정성을 판단한다. 게다가 부족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파악해 조언한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아이디어는 기술 개발, 창업보육, 자금 투자 등 정부의 관련 사업들과 연계해 지원을 받게 된다.

이철재 깨알생각 대표(52)도 같은 과정을 통해 손목의 피로를 줄여주는 손목거치대, 물품정리대이자 독서대인 가변형 독서보드를 사업화했다. 그는 “특히 디자인 전공 교수가 디자인에 대해 조언해 준 게 가장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타운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홈페이지 누적 방문자 수가 최근 300만 명을 넘었다. 회원 수도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에 홈페이지 개편으로 메인 페이지에서 새로운 지원 정책이나 기존의 성공 사례를 바로 볼 수 있게 됐다. 창조경제타운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오프라인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가 강화돼 창조경제타운이 본격적으로 창조경제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 창조경제의 대표 포털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창업#창조경제타운#온라인 창업지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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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맨위쪽 사진)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부 모습(맨아래쪽 사진). 창조경제타운은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를 강화한 창조경제타운 메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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