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안전한 金”… 4주만에 최고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국제 금값 온스당 1287달러 기록… 英 브렉시트 우려에 자금 다시 몰려
원자재값 상승 따른 인플레 회피도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면서 금(金)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금값은 4주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9년의 휴식기를 깨고 금을 사들인다는 소식에 금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 가능성이 금값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13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8월물 금값은 전일보다 0.86% 오른 온스당 1286.9달러로 장을 마치며 전 고점(온스당 1294.7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셰어의 금 보유량은 지난 주말(10일) 기준 892.92t으로 2013년 12월 이후 가장 많았다.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금은 1분기(1∼3월)에만 16.4% 급등하며 30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금 투자가 늘고 있는 주된 이유로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꼽힌다. 연초 중국 경기의 둔화 우려가 확산됐을 때 금값은 온스당 1100달러 선을 회복했고 브렉시트 우려가 짙어진 이달에도 5.93% 뛰었다.

이와 함께 금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차원도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원자재가격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골드만삭스상품지수(S&P GSCI)는 올해 22% 상승했다. 원자재 값이 오르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년 만에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신흥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고 주가 흐름도 좋았다”며 “신흥국 경기 회복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에 대비해 투자자금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기가 늦춰지긴 하겠지만 미국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금도 역시 위험회피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연말까지 금 가격은 온스당 1300달러를 충분히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금#금값#브렉시트#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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