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 4명이 여러 계열사에서 매년 급여와 상여금으로 수십억 원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일가 중 일부는 경영 참여도가 낮은데도 국내 다른 그룹 총수보다 높은 급여를 받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16억 원), 호텔롯데(10억 원), 롯데제과(10억 원), 롯데건설(5억 원)로부터 총 41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98억 원), 구본무 LG그룹 회장(53억4800만 원)보다 급여가 적지만 롯데그룹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7월 발생한 차남 신동빈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경영에 간여하지 못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 머물렀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9억7900만 원), 박정원 두산 회장(14억1100만 원) 등보다 많았다.
신영자 이사장도 지난해 롯데쇼핑(5억 원), 호텔롯데(22억6800만 원), 롯데건설(5억 원) 등에서 등기이사 등의 자격으로 총 32억6800만 원을 받았다. 현재 신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 측은 “등기이사인 신 이사장이 담당하는 면세사업부의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해 상여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등기이사의 역할을 고려해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신동빈 회장은 58억 원,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억6600만 원을 지난해 계열사에서 급여로 받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비상근 임원인 신 이사장과 지난해 경영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신 총괄회장에게 급여와 상여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지급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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