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여러 곳에 존재하는 데이터와 운영시스템 등 컴퓨팅 자원을 통합하는 것) 업체인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처음 성사시킨 해외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삼성페이’와 ‘S헬스’, ‘삼성녹스(Knox)’ 등 기존 스마트폰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비하는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지난해 ‘루프페이’와 2014년 ‘스마트싱스’ M&A 때와 비슷한 2억~3억 달러(2340억~351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설립된 조이언트는 스토리지, 서버 등 인프라 운영과 최적화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미국 클라우드 시장 5, 6위권 업체로 평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조이언트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의미 있는 특허들을 갖고 있다”며 “미국 내 고객사들도 상당수 확보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과 커넥티드 기기 수요가 급속도로 늘면서 오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클라우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 미국 업체들이 4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아마존 등 국가별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서로 연결된 기기가 늘어나면서 기기 간 오가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서버 용량이 점점 늘어날 텐데 외부 업체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조이언트를 삼성전자 미국 법인 산하 독립 법인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조이언트가 기존에 해오던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첨단 기술과 유능한 인력, 그리고 포춘 500 기업들을 고객으로 보유한 조이언트를 인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아마존, 구글 등과 B2B 사업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에서 담당했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트업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 투자, 인수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 인수도 GIC가 주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하드웨어 시장에선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지만 소프트웨어는 대부분의 혁신이 스타트업에서 나온다”며 “내부 연구개발(R&D)과 외부 M&A를 두 축 삼아 혁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삼성전자의 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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