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도 3.3m²당 매매가격 ‘1000만 원 시대’가 열렸다. 최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25%로 내려가는 등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3.3m²당 평균 매매가격은 1000만 원(계약 면적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2006년(3.3m²당 737만 원) 이후 10년 새 약 35%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 25개 구 중 9개 구에서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종로(1203만 원) 용산(1113만 원) 서대문(1111만 원) 중구(1081만 원) 등 도심 접근성이 좋은 곳들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비교적 높았다. 서초(1168만 원) 강남(1140만 원) 송파구(1095만 원) 등 강남권의 시세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대규모 오피스타운이 드문 광진(949만 원) 강동(908만 원) 은평구(901만 원) 등의 시세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동산업계는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추세에도 매매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 주목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2014년 11월(5.62%)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달 5.33%까지 낮아졌다. 2011∼2015년 서울에서 매년 1만 실 이상의 오피스텔이 분양되며 과잉 공급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예금 금리 1%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을 사 월세를 놓으려는 투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하락 추세이긴 해도 저축성수신금리(연 1.55%·4월 기준)의 3배 이상으로 여전히 높다. 상가, 아파트 등 다른 수익형부동산 상품의 임대수익률(연 3∼4%)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전세가 귀해지면서 주거 목적으로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가격이 상가, 소형 아파트 등에 비해 저렴해 투자 여력이 낮은 수요자들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달 둘째 주(7∼13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9% 올라 상승폭이 전주(0.07%)보다 0.02%포인트 커졌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하루에도 호가가 수천만 원씩 치솟을 정도로 들썩이는 상태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아파트 시장과 역세권 오피스텔 시장 등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다운계약 등 부동산 시장 질서교란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집중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가격급등 현상도 조사하기로 했다.
내년 1월 20일부터 30채(실) 이상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분양받을 때도 기존 주택을 매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6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거래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런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마련하고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그간 분양 계약은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매매가격을 허위로 낮추거나 높인 사실을 조사 개시 전에 자진 신고하면 과태료가 전액 감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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