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핀테크로 혈세 누수 막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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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개 국고보조금 시스템 통합… 83조원 실시간 관리
정부-은행 MOU… 내년 7월 가동, 부정수급 등 막아 年1조 절감 기대

국고보조금 실시간 집행관리를 위한 정부와 금융권 간 업무협약식이 14일 서울 중구 명동길 은행회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획재정부 제공
국고보조금 실시간 집행관리를 위한 정부와 금융권 간 업무협약식이 14일 서울 중구 명동길 은행회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민간에 흩어져 있던 560여 개의 보조금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구축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금융결제원, 민간 은행 등과 ‘국고보조금 실시간 집행관리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352억 원 규모의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은 2012년 46조5000억 원에서 올해 60조3000억 원으로 4년 사이에 약 14조 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예산(386조 원)의 15.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자체가 교부하는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전체 국고보조금은 83조 원에 이른다.

연간 막대한 보조금이 집행되지만 유사·중복 사업들로 혈세가 낭비되고 부정 수급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4년 12월 검경 합동수사단이 1년간 적발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자는 5500여 명에 달한다. 낭비된 혈세만 3100억 원이었다. 정부 관계자가 “부처 간 칸막이식 운영으로 인해 보조금 관리에 빈틈이 있었다”고 실토할 정도다.

새로운 통합관리 시스템하에선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 교부에서 집행, 정산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민간사업자가 보조금을 따로 예치할 필요가 없고 별도로 금융망에 접속하지 않아도 된다. 보조사업 관리 단위는 세부사업(1789개)에서 내역사업(7만여 개)으로 세분화되고, 보조금 전용계좌에서 사업별·재원별로 관리가 이뤄진다.

특히 시스템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 집행관리’에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된 ‘공공핀테크’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를 위해 금융결제원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검증과 금융망 중계를 맡았으며, 민간 은행들은 보조금 전용계좌 상품 및 실시간 이체 기능 개발에 적극 협조했다.

정부는 시스템 구축 일정과 관련해 내년 1월 1차 공개, 내년 7월 본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이 구축되면 부정 발생 사례의 3분의 2 이상이 차단돼 연간 1조 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조금 전용카드 사용 등으로 연간 1335억 원의 재정수입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9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흘간 열리는 ‘정부 3.0 국민체험마당’을 통해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 추진 성과와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통합관리 시스템은 국고보조금 개혁의 핵심”이라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국고보조금의 재정 누수가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핀테크#국고보조금#부정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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