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심장, 하이브리드 SUV 절대강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7일 05시 45분


하이브리드 SUV의 대표 주자인 렉서스 NX300h는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에 구동, 충전, 뒷바퀴 구동을 각각 담당하는 3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경쟁 디젤 SUV를 압도하는 출력과 토크, 효율성을 발휘한다.-하이브리드 시스템, 하이브리드 엔진, 오디오 시스템(하단 맨 왼쪽부터). 사진제공|렉서스
하이브리드 SUV의 대표 주자인 렉서스 NX300h는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에 구동, 충전, 뒷바퀴 구동을 각각 담당하는 3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경쟁 디젤 SUV를 압도하는 출력과 토크, 효율성을 발휘한다.-하이브리드 시스템, 하이브리드 엔진, 오디오 시스템(하단 맨 왼쪽부터). 사진제공|렉서스
■ ‘렉서스 NX300h’ 타보니…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3개 전기모터
최대토크 62.7kg·m…대형가솔린 엔진급
하이브리드 활용 연비 주행 16∼17km/l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절대 강자다. 지난 4월 렉서스의 전 세계 하이브리드 모델 누적 판매량은 100만 대를 넘어섰다. 2005년 4월 렉서스가 첫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RX400h를 선보인 이래 11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플래그십 세단 LS600h부터 소형 해치백인 CT200h까지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제일 많은 6개 차종을 거느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 불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지닌 차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시너지’다. 각각의 강점으로 서로의 약점을 감싼다. 시너지의 목표는 효율이다. 그런데 의도에 따라 효율의 의미는 달라진다. 연비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성능에 ‘올인’할 수도 있다. 전기 모터는 전기가 공급되는 순간 최대치의 힘을 내기 때문이다. 일정 회전수에 도달해야 힘이 무르익는 엔진과 가장 큰 차이다.

● 네 개의 심장 지닌 NX300h

NX300h는 렉서스가 처음 선보인 콤팩트 하이브리드 SUV로 국내 출시 이후 ES300h와 함께 렉서스 판매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엔진)과 전기 모터로 이뤄진다. 전기 모터 하나로 바퀴도 굴리고 배터리도 충전한다. 반면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하나의 엔진에 각각 구동과 충전의 기능을 담당하는 두 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SUV엔 여기에 전기 모터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 세 번째 전기 모터는 뒷바퀴 구동만을 전담한다. 때문에 엔진의 동력을 뒷바퀴까지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필요없다. 그만큼 전체 구동계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기계적 연결 대신 전기 신호를 이용하므로 반응도 빠르고 정교하다. 구동력을 나누지 않고 보태는 개념이라 한층 더 파워풀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렉서스 NX300h의 심장은 총 네 개다. 밑바탕이 되는 엔진은 직렬 4기통 2.5리터다. 여기에 구동, 충전, 뒷바퀴 구동용 전기 모터 세 개를 조합했다. 엔진이 152마력, 전기 모터 세 개가 211마력을 낸다. 이 네 개의 심장이 어우러져 내는 시스템 총 출력은 197마력이다. 2.0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SUV의 출력을 웃도는 성능이다.

● 4리터급 대형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최대 토크

더욱 놀라운 건 엔진이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힘을 뜻하는 최대토크다. 최대토크는 해당 차종의 가속성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NX300h 시스템의 총 최대토크는 62.7kg·m이다. 이는 V8 4.0리터급 대형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힘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2.0l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SUV와 비교하면 최대토크가 1.5배 이상 높다. 그만큼 순발력이 뛰어나다.

디젤 터보엔진의 경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엔진회전수가 제한적이다. 대개 1400∼2800rpm 사이다. 엔진회전이 이 구간을 밑돌거나 넘어서면 가속력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반면 렉서스 NX300h는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상 전원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전기 모터가 힘차게 차를 밀어내고 회전수가 충분히 차오르면 엔진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것이 엔진과 전기모터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다.

● 디젤 SUV를 뛰어넘는 놀라운 실연비

이 같은 특성 덕분에 연비도 뛰어나다. 엔진은 회전수가 낮아 힘이 농익지 못할 때 연비에 불리하다. 렉서스 NX300h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 모터에 기댄다. 또한 디젤 SUV의 경우 설령 스타트-스톱(정차시 시동을 끄는 기능)을 갖췄어도 완전히 멈춰 서 있지 않는 이상 엔진이 돈다. 반면 NX300h는 시속 40km까지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다.

렉서스 NX300h의 정부공인 표준 복합연비는 12.6km/l(도심 13.0·고속 12.1)지만,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 연비 주행을 한 결과 평균 16∼17km/l를 기록했다. 스포츠모드를 활용해 과격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도 연비는 13km/l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공차중량 2225kg의 4륜구동 가솔린 SUV의 연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시장에서 인정받을만한 연비다.

게다가 정숙하다. 디젤 엔진은 특유의 소음과 진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지만 가솔린 엔진은 상대적으로 회전의 결이 잔잔하고 매끄럽다.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땐 엔진이 아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정숙성을 경험하고 나면 다른 차에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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