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이 개발한 생활 신기술 3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 집값 변동 99% 맞히는 ‘족집게 AI’ ▼

최재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은 주가, 환율 등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다중 시계열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해 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인 ‘관계형 자동 통계학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데이터군에 공통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와 개별 데이터를 변화시키는 요소를 자동으로 조합해 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개발한 기존 AI 시스템보다 실제 값과 예측 값의 차이(오차)가 40∼60%가량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스템이 2004∼2013년 미국 6대 도시의 집값을 학습한 뒤 예측한 이후 13개월 동안의 집값은 기존보다 오차가 60.1% 줄어 실제 집값의 99% 수준이었다.

최 교수는 “금융 분야는 물론이고 주요 부품의 이상 여부를 조기에 진단해야 하는 원자력발전소, 중공업, 군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33회 국제 머신러닝 학술대회(ICML 2016)’에서 발표됐다.


▼ 과일 당도-폭탄주 도수, 그림자로 측정 ▼


수박 당도는 물론이고 폭탄주 도수를 직접 맛보지 않고도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김동성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비싼 광학장비 없이 액체 그림자를 이용해 액체 속에 포함된 용질의 양을 알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투명한 사각기둥 속에 원통형 저장 공간을 만들어 액체를 채운 뒤 사각기둥에 빛을 비출 때 만들어지는 그림자를 이용해 굴절률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액체 굴절률이 증가하면 그림자 너비가 감소했다. 반대로 굴절률이 감소하면 그림자 너비가 증가했다. 액체 당도나 술 도수에 의해서도 그림자 너비가 바뀌는 만큼 그림자 너비에 대한 데이터만 사전에 준비하면 당도와 도수를 알 수 있다. 사용법과 원리가 간단해 일반인도 활용하기 쉽다. 김 교수는 “자연광을 이용하면 외부 전원도 필요 없고, 제작도 단순해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5일자에 실렸다.


▼ 물속 수은 90% 이상 걸러주는 흡착제 ▼


물속에 함유된 수은을 90% 이상 걸러주는 흡착제가 개발됐다. 윤명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27일 “높은 효율로 수은을 제거하면서 재활용도 가능한 흡착제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흡착제는 나노미터∼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하면서도 다양한 크기의 구멍을 가진 구조를 갖췄다. 개발한 흡착제를 고농도(50∼250ppm)의 수은 오염수에 넣었더니 1시간 만에 90% 이상의 수은이 제거되는 것이 확인됐다. 기존 흡착제는 수은 제거에 10시간 이상 걸렸다. 또 기존 제품은 산성 상태의 오염수에는 사용할 수 없었는데, 새 흡착제는 이런 단점도 극복했다.

사용한 흡착제는 간단한 화학처리 후 5회가량 반복 사용해도 모두 90% 이상의 제거 효율을 보였다. 기존 흡착제는 재활용이 안 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윤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흡착제는 수은의 사용과 배출, 폐기와 관련된 산업 전반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 케미스트리A’ 23일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흡착제#인공지능#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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