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수산물 수출 지원으로 해외소비자 입맛잡기 나서
올들어 빠른 수출상승세…할랄식품 등 새로운 시장개척도
한 잔에 8만 원인 발효해삼커피, 1kg에 50만 원인 돌기해삼김치, 김치 맛·카레 맛·데리야키 맛 조미김, 굴스낵…. 이런 식품 이름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그런데 이 같은 수산가공식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수요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월간 수산물 수출액이 5월 1억9500만 달러를 달성하면서, 1억9800만 달러를 달성한 2013년 10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월 수출액인 1억6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1.1% 증가한 수치이다. 이번 수산물 수출 성과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수출 증가세가 특히 눈에 띈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1억700만 달러라는 성과를 거뒀으며, 중국으로는 12.8% 증가한 1억38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미국에서는 오징어, 이빨고기, 멸치 등이 주요 인기품목으로 많이 팔렸고, 중국에서는 김, 삼치, 참치 등의 수산물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세계 경제 어렵지만, 한국 수산물 약진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번 수산물 수출 증가가 이뤄낸 쾌거의 의미는 크다. 1월 수산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0% 감소하면서 수산물 수출 침체의 우려가 있었으나, 각종 수출지원정책과 한중 FTA 체결 효과가 가시화되고 미국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산물 수출은 부진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그동안 해양수산부는 신제품 개발과 다양한 해외 유통망 확보 등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에 끊임없이 힘써왔다. 특히 2015년부터는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중국 수산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마케팅을 펼쳐왔다. 중국 소비자의 우리 수산식품에 대한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국가통합브랜드 ‘K-FISH’를 중심으로, 중국 공영방송인 CCTV를 통한 광고를 송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한 바 있다.
중국의 소비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폐지 이후, 젊은 주부를 중심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영유아 식품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6월 1일에는 중국의 어린이날을 맞아 육아 전문 포털 ‘야오란왕(搖籃망)’과 공동으로 베이징에서 ‘육아맘 대상 한국 수산물 요리수업’을 열기도 했다. 임산부와 5세 이하 자녀를 둔 육아맘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행사에 20대 1의 경쟁률로 신청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내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한 상품구매 보편화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미 지난해 10월에 해수부와 수협중앙회, 중국 완다(萬達) 그룹간 관련 업무협약이 체결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7월부터 청도에 O2O서비스를 위한 ‘K-FISH브랜드관’이 개설될 예정이다. 또한 식품 전용 온라인몰인 ‘본래생활’의 입점과 함께 베이징 지역에서도 전용관과 연계 편의점 등을 통한 O2O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판로개척 수출애로 해소 위해 수출지원센터 추진
해수부는 홍보·마케팅 강화와 함께, 판로개척·물류·통관 등에서 발생하는 수출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수출애로 해소를 One-Stop으로 지원하고, 수출초보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수출지원센터를 베이징에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CJ대한통운, 수협중앙회와 ‘대 중국 수산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수산 수출기업과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동반 진출 모델의 확산을 통해, 신선식품 물류망인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확보로 중국 내륙으로까지 우리 수산식품을 안전하게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며, 이로 인해 다양한 신선 수산식품들의 중국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 수출업계의 해양시장 개척 지원을 위한 해외시장 통합정보제공 창구인 ‘수산물수출정보포털(www.kfishinfo.net)’도 구축했다. 수산물 수출포털은 해외시장 동향분석과 함께 수출지원사업, 교육·세미나, 박람회 등 수산물 수출 관련 소식을 제공하며, 해양시장통계정보를 통해 국내외 수산물 교역 추이, 주요국가와의 교역량, 품목별 수출 추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이제 누구나 손쉽게 국가·품목별 수산물 수출 관련 정보를 접하고 기업들 또한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수출 활용정보 및 정부의 수출지원 사업 관련 정보를 one-stop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정부 지원 아래에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수산가공식품 개발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효자 수출품목 꼽히고 있는 김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흔히 밥과 곁들여 먹는 반찬으로 인식되지만 서구 국가에서는 간편하게 즐길 수 스낵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영양소가 높은 웰빙푸드로서 김스낵은 고(高)칼로리·고(高)콜레스테롤 식품 섭취를 줄이기 위한 미국·유럽 등 서구 국가에서 각광받고 있는 간식이다. 밀가루 음식에 특히 많은 글루텐이 배제된, 이른바 ‘글루텐프리(gluten free)’가 새겨진 우리의 수출 김 제품들이 대표적 저칼로리 영양 간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 김은 세계 96개국에 수출되며 처음으로 수출액이 3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0년 1억100만 달러 수준이었던 김 수출액이 이제 3억500만 달러까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김은 지난해 농수산식품 전체 수출 품목 중 담배(8억8700만 달러), 참치(4억9000만 달러)에 이어 수출액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 가지 맛이 아닌 여러 가지 맛을 가미한 김까지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김 수출액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할랄시장에도 적극 진출
중국 이외에 지난해 대통령의 중동순방과 이란 경제재재 해제 이후, 중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할랄시장에 대한 대응도 추진 중이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시장의 경우에는 수산물 소비가 적어 당장의 수출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무슬림 특화 상품 개발, 할랄인증 획득 등을 위해 수출확대를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아직 국내 할랄 인증을 받은 수산식품이 여전히 손에 꼽는 수준이지만, 올해 3월 부산 창조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수산식품 가치 고도화 및 할랄인증 지원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국립수산과학원은 ‘할랄수산식품 지원센터’를 설치하였으며, 수산물 해외시장분석센터와 ‘수산물 수출정보포털’을 통해 할랄시장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부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이제 수산물 수출은 1차 어획 품목뿐 아니라 가공·재가공을 통한 식품 수출까지 확대되었고, 수출 대상 국가 또한 가까운 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물론 기회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대외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며, 우리 수산가공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FTA 확산을 통한 시장개방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시장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입맛과 정서에 맞는 맞춤형 품목 개발과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쟁력 있는 가공제품 개발과 홍보·마케팅 강화를 통해 어려운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선전하는 국내 수산물, ‘케이시푸드(K-SEAFOOD)’를 알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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