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한국저작권위원회, UHD 콘텐츠 시대 새로운 기술로 저작권 보호 앞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 발전과 매우 밀접한 것을 알 수 있다. 15세기(1455년) 유럽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개발하여 ‘42행 성경’을 시작으로 대량 인쇄가 가능해지자 원저작권자보다는 인쇄출판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구텐베르크 금속활자가 개발된 지 250여 년이 지난 1709년 영국의 앤 여왕은 저작권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성문 저작권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로도 여러 가지 사건들을 거쳐 저작권 제도가 발전해 왔으며, 대부분 기술발전에 의한 대응으로 제도를 정비해 오고 있다.

우리가 현재 맞이하고 있는 저작권 환경은 과거에 비해 급격히 변화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불법 복제는 기존의 PC나 유선보다는 스마트기기나 무선인터넷으로 확대되면서 그 침해도 다변화, 지능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3D 프린터, 빅데이터, 파일 공유(P2P) 토렌트 등 새로운 유형의 저작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이에 대응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져서 전체적으로 콘텐츠 시장의 유통구조가 왜곡되고 창작의욕 또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때 348달러짜리 UHD TV가 판매되는 등 웬만한 모니터 한 대 가격으로 UHD TV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캠코딩과 같은 불법 수단으로부터 UHD 방송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적 방안에 대해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할리우드 영화사의 경우, 크게는 수천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불법적으로 복제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사례가 많아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은 공동 합작회사인 ‘MovieLabs연구소’를 설립하고 영화 콘텐츠 보호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자신들의 영화를 서비스할 경우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 보호 기술인 디지털 워터마크를 적용하지 않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들에게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UHD는 제작 원본 수준의 화질을 갖고 있어, 불법적으로 유출될 경우 피해 심각성이 크기 때문에, 현존하는 기술적 대책으로서 UHD 콘텐츠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동시에 거의 유일한 방법인 워터마크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워터마크 기술이란 지폐 제작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로 과거에는 스테가노그래피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알 수 없는 비밀 정보를 통신이나 편지 등에 숨겨 비밀통신을 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이런 동일한 원리가 디지털 세계에도 적용 가능하다. 즉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사람이 인지할 수 없게 저작권 정보를 삽입하고 검출기를 통해 삽입 정보를 식별하는 기술을 워터마크라 하며 불법 콘텐츠가 유통되었을 때 어디에서 불법적으로 복제되었는지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로 가시성 워터마크와 비가시성 워터마크가 존재한다. 가시성 워터마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으로 문서의 배경에 들어가는 흐릿한 로고 같은 것이며 비가시성 워터마크는 사람이 인지 시청각적으로 알 수 없도록 정보를 삽입하면서도 이 정보를 변형하거나 없애버리려는 공격으로부터 살아남도록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기술인데 영화의 경우 콘텐츠 품질을 유지해야 하므로 이러한 비가시성 워터마크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UHD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초고해상도를 통해 더 선명하게, 더 정확하게 보여주기를 추구하는 한편 워터마크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와 정반대로 더 안보이게, 어떻게든 정보를 숨겨야 하며, UHD 콘텐츠의 변형이 일어날 경우에도 이러한 워터마크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제가 있다.

최근 발표(2016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한 자료에 의하면 2015년 국내 음악, 영화, 방송, 출판, 게임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 규모는 연간 2조3174억 원이며, 이 중 ‘방송’이 침해 규모의 48.8%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화는 8.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에는 국내 방송 3사가 모두 UHD 콘텐츠 방송 상용화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UHD 콘텐츠 보호 기술이 더욱 필요해 지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에서 이러한 워터마크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업이 ‘마크애니’다.

마크애니 관계자에 의하면 미국의 4대 레코드 회사 중 하나인 ‘유니버셜 뮤직 그룹(UMG)’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총 70만 달러 규모의 오디오 워터마킹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6개의 Major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 이미 UHD관련 기술 논의들이 진행 중이다.

또한 2015년부터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저작권기술 R&D 예산 지원을 받아 UHD 콘텐츠 보호를 위한 워터마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에 UHD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워터마크 핵심 알고리즘 기술을 완성하여 기술우위 선점을 통한 지속적인 해외 진출 계획을 밝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오승종 위원장은 “향후 저작권 기술 연구개발 및 실용화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추진하여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전략적 R&D 투자와 국민체감형 연구개발과제를 발굴하여 현신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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