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첫 3개월 평균 수익률이 1.32%(보수 제외)로 조사됐다.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이, 상품별로는 HMC투자증권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달 ISA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 더 나은 수익을 찾아 투자자들이 회사를 갈아타는 ‘머니 무브’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는 ‘ISA 다모아’(isa.kofia.or.kr)를 통해 3월 14일 ISA 도입 후 지난달 14일까지 3개월간의 일임형 ISA 수익률을 공시했다. 공시 대상 103개 ISA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보수를 차감하고 1.32%로 조사됐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상품은 없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54%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일임형 ISA가 선방한 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손실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자산을 구성해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ISA 편입 자산 중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원금보장형 상품의 편입 비중이 76%로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과가 반영되지 않아 수익률이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국민 재테크를 목적으로 도입된 상품인 만큼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는 쪽으로 운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은 13개 증권사 중 NH투자증권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HMC투자증권(2.16%), 메리츠종금증권(2.12%) 순으로 집계됐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HMC투자증권이 내놓은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5.01%, ‘고수익추구형A1(선진국형)’의 수익률은 4.92%로 나타나 1, 2위를 휩쓸었다. 3위는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A’(4.71%)로 나타났다. 수익률 상위 10위권 상품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4개, HMC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3개 포함됐다.
권지홍 HMC투자증권 상품전략팀 이사는 “국내보다 해외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차별화된 수익을 냈다”며 “해외주식형 펀드와 함께 하이일드 채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원유 관련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냈으며, 메리츠종금증권은 해외 배당주 관련 상품과 베트남 펀드가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수익률이 ISA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보고 가입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달 ISA 계좌이동제가 도입되고, 시중은행의 일임형 ISA 성적이 공개되면 신규 가입자는 물론이고 기존 가입자를 빼앗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기준 ISA 가입자는 231만 명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SA는 5년을 유지해야 하는 장기 상품인 만큼 수익률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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