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한 듯 안한 듯 ‘푸조 508 GT’ 가속페달 밟아보니 그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4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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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GT 라인(LINE). 기존 ‘508’을 기반으로 고성능모델의 감성을 담은 모델이다. 한불모터스 제공
푸조 508 GT 라인(LINE). 기존 ‘508’을 기반으로 고성능모델의 감성을 담은 모델이다. 한불모터스 제공
‘색조화장이 아니라, 한 듯 안한 듯 한 화장.’

‘푸조 508 GT 라인(LINE)’을 직접 타본 뒤 느낀 점을 한 줄로 표현했다. 푸조의 중형세단 508을 기본으로 한 이 차는 정식 고성능 모델인 ‘GT’는 아니지만 그 감성을 더한 ‘GT 라인’이다. 화려한 색조화장처럼 단 번에 달라진 점을 알아채긴 쉽지 않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차다. 하지만 이런 점이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508 GT 라인의 겉모습은 기존의 우아한 50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티한 모양의 휠을 적용한 것 외에는 일반인이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다. 이름에 ‘GT’라는 글자가 들어가 고성능차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정숙한 세단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직접 시트에 앉아본 느낌도 다르지 않았다. 고성능의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정통 세단의 안락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색상은 다소 단조로웠지만 버튼의 배치 등 인테리어 요소들이안정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계기판과 시트에 붉은 색으로 스포티한 요소를 더했지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직접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아보니 그제야 강력한 힘이 느껴져 온다. 독일 고성능모델 같이 ‘튀어나가는’ 식의 느낌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가속을 통해 1.6 디젤엔진의 강한 힘이 전해져온다. 또 핸들이 무거운 편인 것도 고성능차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코너링과 방지턱을 넘어가는 느낌은 매우 안정된 편이다.

특히 엔진음을 제외하고는 외부 소음이 잘 차단돼 정숙함을 더한다. 속도를 꽤 올려도 라디오 소리가 잘 들려왔다. 엔진음은 저속에서는 괜찮지만 속력이 높아질 때는 약간 거슬리고 진동도 살짝 있는 편. 디젤 엔진의 한계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6단 자동변속기가 변속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현재 속도에 딱 맞는 느낌보다는 한 단계 낮은 기어가 걸려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빠른 가속을 위해서는 좋을 수 있지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또 핸드(사이드)브레이크가 왼손으로 버튼을 올리거나 눌러서 조절하는 식이었는데, 반응속도가 매우 느린 점도 아쉬웠다. 브레이크를 풀려고 눌렀는데 풀리지가 않아 ‘누르는 게 아니라 당기는 건가’ 싶어서 당기면 풀렸다가 다시 잠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일반 세단과 고성능차 사이의 중간 지대에서 세단 쪽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이 가 있는 느낌이었다. 가족이 탈 우아한 디자인의 세단을 원하되 적당히 힘있는 차를 원한다면 괜찮은 선택일 듯 하다. 최대출력 12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복합연비는 L당 14.5㎞다. 가격은 4490만 원.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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