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산업 육성’에 뿔난 제약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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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시설투자 지원 사업
정부 초안에 신약개발만 포함… “제약도 인정돼야 산업 성장”

정부가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를 지원키로 한 ‘신산업’ 규정에 제약 산업이 빠져 있어 제약업계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월 29일 국무회의에서 ‘2016년 조세 지출 기본계획’을 통해 신산업을 대상으로 R&D 및 연구시설 투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4월 28일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신산업 육성 세제’ 초안이 나왔다. 이 초안대로 8월에 관련 법안이 확정되면 12월 국회 예산 심의를 거쳐 내년 1월에 시행된다.

이 초안은 신산업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의료기기, 화장품, 바이오(바이오의약) 등으로 한정했다. 신산업으로 지정되면 R&D 투자에 대해 최대 30%의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또 신산업 분야 기술을 사업화하는 시설에 투자한 금액의 최대 10%(중소기업 10%, 중견 및 대기업 7%)가 세액 공제된다.

제약업계의 경우 이 초안에는 ‘신약 개발’ 분야만 신산업에 포함됐으며 나머지 분야는 모두 제외됐다. 바이오 업체들은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개발해도 세제 혜택을 받지만 화학물질로 약을 만드는 제약 업체는 복제약이 아닌 신약을 개발할 때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출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 녹십자 등은 모두 바이오 업체가 아닌 제약 업체”라며 “제약 업체들이 R&D 투자를 늘려 큰 성과를 냈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신약의 범위를 넓혀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복용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알약을 필름 형태로 다시 만드는 식의 ‘개량 신약’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완제품뿐 아니라 혁신 기술 자체를 신사업으로 인정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제품만을 신약으로 인정한다면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 원 수출 성과도 신사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라고 꼬집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복제약 제조까지 신산업으로 인정해 달라는 건 아니지만 혁신 신약에 한정지어 세제 지원을 하면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제약협회는 5월에 ‘제약’을 신산업에 포함시켜 달라고 기재부에 건의했다.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최종의견을 기재부에 제출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산업#제약#신약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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