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국내 한 정수기 업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달아 제기됐다. 제품 내부의 얼음을 모아두는 곳 등에서 은색의 금속가루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업체는 문제가 제기된 제품 모델에 대해 부품을 교체해 주었다. 하지만 고객에게 금속가루에 대한 정보는 알리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업체의 ‘무상 업그레이드’라는 설명에 오히려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4일, 국내 정수기 업계 1위인 코웨이가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부 얼음정수기(사진)에서 중금속 이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소비자에게 밝히지 않았다는 논란에 따른 사과였다.
코웨이는 “2014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설치된 얼음정수기 일부 제품에서 내부부품이 일부 박리돼 니켈 등의 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7월 최초 인지했다”며 “이후 외부 전문가 조언 등을 통해 해당 정수기 음용수에서 발생 가능한 수준이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제품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점검과 A/S 기사의 방문, 입고 수리, 제품 교환 등의 개선조치를 시행했으며 현재 8만7000여 계정의 97% 이상 개선 서비스 진행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비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달랐다. 비록 코웨이가 “사전에 소비자들께 바로 알려드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니켈 등이 발견되었다는 점, 1년이 지나도록 소비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쉬쉬’한 데 대해 강력히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자녀들에게 해당 제품의 물을 섭취하도록 해 온 엄마들의 분노가 크다.
이에 대해 코웨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니켈 섭취 기준은 하루 0.5mg으로 이는 체중 10kg의 영유아가 매일 (니켈이 함유된 물을) 7년간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하지 않은 수준의 농도”라며 “정수된 물에 섞여 나올 수 있는 이물질의 경우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코웨이는 “개선조치가 완료된 제품은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고, 해약을 원하실 경우 위약금 없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코웨이 정수기 소비자들은 코웨이 홈페이지(www.coway.co.kr)와 고객센터(02-781-7119)를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정수기가 문제가 된 모델인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