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사업장 중 첫 사례다.
주택금융공사는 1일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임금체계 개편에 노사가 합의했다고 5일 밝혔다. 노사는 비(非)간부직급에 대해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기본연봉 인상률을 최대 3%까지, 성과급의 차등 폭은 최대 2배로 다르게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주택금융공사는 인사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노조가 추진한 총투표에서 조합원의 85.1%가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이에 김재천 사장은 직접 직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다. 김 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 직원을 세 차례 만나 각각 2시간씩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수십 명씩 따로 모여 설명하는 기회도 가졌다”며 “성과연봉제를 연봉을 깎거나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수단으로 여겼던 직원들이 설명을 듣고 오해를 풀었다”고 말했다.
이후 설문조사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직원이 90%에 이르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자 노조는 1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합의를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지도 관심거리다. 금융감독원 노사는 제도 개편을 위한 초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으며 한국은행 역시 최종안을 놓고 노사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역시 성과연봉제 도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컨설팅업체에 개인별 성과 측정 지표 개발을 위한 용역을 맡긴 상태다.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회원사에 제공할 방침이다.
반면 성과연봉제 도입에 부정적인 금융노조는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24일 산별 중앙교섭 결렬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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