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저장대의 한 연구팀이 대학생 110명(남학생 44명, 여학생 66명)을 대상으로 2013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연구팀은 대학생들에게 “당신을 포함한 10명의 주식 투자자들 중에서 당신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투자자들의 수는 몇 명일 것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질문했다. 만약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0이라고 답할 것이고, 자신이 최하위일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9라고 적을 것이다. 전자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고 후자는 자신감이 매우 결여된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곧 질문에 대한 답변이 4.5보다 작으면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자기과신)이고 4.5보다 크면 자신이 평균 이하라는 겸손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4.5를 기준으로 대학생들을 자기과신 그룹과 비(非)자기과신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대학생 투자자들에게 동일한 액수의 투자금과 주식을 준 후 정해진 시간 동안 각자에게 지급된 개인 컴퓨터의 주식매매 플랫폼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자기과신 그룹은 비자기과신 그룹보다 30% 이상 더 활발히 거래를 했다. 비자기과신 그룹이 10번을 거래하면 자기과신 그룹은 13번을 거래했다. 자기과신의 정도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여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4.3이었던 반면, 남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5.2로 나타났다. 더구나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관찰된 주식의 거래 빈도 차이는 자기과신 그룹과 비자기과신 그룹의 거래 빈도 차이를 가볍게 넘어섰다. 분석 결과, 여학생이 66회 거래를 할 때 남학생은 약 96회를 거래해 그 현저한 차이를 실감케 했다.
저장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빈번한 주식 거래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자기과신이며 남녀 간에는 자기과신의 정도와 거래 빈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간단명료하게 보여준다. 의미 있는 발견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차이를 활용하느냐가 아닐까 싶다. 당장 남녀 간의 협업은 자기과신 정도를 평균에 가깝게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포트폴리오 관리 시 여성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면 과도한 거래로 말미암은 근거 없는 손실도 줄이는 효과를 꽤 빠르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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